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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13. 2024

주말마다 같이 다녔던 목욕 친구가 사라졌다


나는 목욕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그렇다 해서 목욕을 스스로 즐기진 않았으나, 할머니는 내게 목욕의 참맛을 알려준 분이셨다.

목욕친구로만 30년이 넘게 우정을 쌓은 사이다. 한때 서로 때밀이 해줄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던 할머니의 때밀이였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추가 지불할 돈 아낄 겸 시작한 것이다. 


5년 전부터 할머니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그때부턴 돈을 지불하며 때밀이를 요청하게 됐었다. 모자란 기운까지 짜낼 필요가 없어 편했지만 할머니께 오롯이 사랑받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웠다. 

주말 오후에 모처럼 욕실에서 씻었다. 찬 공기를 느끼게 되는 겨울이 되면 따스한 물과 목욕탕의 온기와 습도, 그날의 할머니가 생각나는데 특히 아픈 할머니와의 목욕이 이젠 불가능해지니 속상할 따름이다...


내겐 아주 특별한 목욕친구. 할머니와 함께 목욕 가던 그 시절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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