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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26. 2024

상처받은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야 하나?


'나는 아무래도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나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크게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어찌 보면 상대가 기분이 상해있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기에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왜 그럴까? 


의도 상관없이 상대가 상처를 받았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mathieustern, 출처 Unsplash

나 역시 상처를 받고서 한참 카톡을 들여다봤다. 티비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작성해야만 하는 중요한 카톡은 정말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할머니와 살 적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던 건지... 내가 잘못한 건지... 아마 할머니의 심경을 건든 것 같긴 한데, 


어찌 됐든 간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안 그럴게요." 이런 말을 하고서 깊은 반성과 뉘우침을 가져야 할 뿐. 그 이상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능청스러움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능숙한 잔재주 따윈 내게 없었기 때문. 미련스럽게 진실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었다. 뭐가 그리 잘못한 건지 지금도 잘은 이해되진 않는다. 다만 내겐 화가 풀릴 때까지 가시방석 같은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다. 


과거를 거슬러... 패스츄리처럼 포개진 나의 실수의 연혁이 할머니의 머릿속에 다 기록되어 있었던 건지 술술 나오기 시작했었다. 그걸 잠결에 듣고 있었던 나는... 잠과의 싸움이 시작이었다. 이런 할머니와의 끈질긴 줄다리기의 시간은 결혼과 함께 끝나버렸다. 


이토록 지겹고 진했던 할머니와의 아웅다웅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이었는데, 할머니는 내가 결혼 이후 부쩍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할머니의 잔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줄 몰랐는데... 국에 들어가야 할 진한 간장의 맛이 빠진 것처럼 내 인생이 삼삼해져 버렸다 할머니가 아픈 이후로 


© sixstreetunder, 출처 Unsplash


관계의 미숙함이 드러난 오늘, 또다시 별거 아닌 생각으로 꺼낸 말이 불씨가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지폈다.. 그는 말을 던지고 홀연히 떠나 버렸는데..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도망치고 싶었다 할머니 뒤에 숨던 다섯 살 꼬마아이처럼.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 솔직했던 속마음의 표현이 그동안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던 부당함과 서운함까지 눈덩이로 몰아와 크게 부풀려져 눈앞에 나타났었다. 


이를 어쩐다. 에라 모르겠다. 모든 단톡방을 나올까 하다 간신히 참았다.  


선한 사람을 악인으로 만드는 능력



그것도 재주라고 불러야 하나.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그의 행동은 너무나 분명하게 실망과 부당함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원한 게 아니었다. 다만 그의 수만 가지 속마음 중 하나쯤은 당연한 권리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런 권리를 가질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은 신중할수록 좋다. 되돌릴 수도 없고, 말 한마디가 사람을 끊어 버리기도 잃어버리기도 하니까.  이렇게 상대의 반응에 가슴 철렁해 곧장 오해 풀려 애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나를 키우며 많이 내려앉았을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스크래치가 난 유리멘탈에 붙일 수 있는 접착제라도 나옴 좋겠다. 오늘도 그냥 감정으로 허송세월을 4시간 보냈다 티비소리에 묻혀 카톡 감옥에 갇혀....


© john_tuesday,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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