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일이라 덜컹 겁부터 난다
"속병 나겠다. 말 좀 해요."
이런 나와 같이 사는 남편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척척 뭐든 시원하게 해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그가 속으로 답답했던 적이 분명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곤 했다.
늘 변함없이 내 옆에서 든든하게 버텨주고 믿을 구석이 되어주는 그가 아프다 하니 간호밖에 해줄 수 없는 내가 무척 초라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그가 내게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이 몸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