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항상 계획이 있었다
오늘도 역시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하루, 이로써 성취감은 제로였다. 시간관리를 잘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아예 계획을 하지 않는 게 맞는 걸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올 때면 매일 일기를 쓴다. 빼곡히 적는 날에는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았단 생각이 들었고 여백이 반 이상일 때는 회의감에 사로잡히곤 했다.
일기장을 반도 못채웠다해서 과연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걸까.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많은 계획을 기준치 이상으로 해내지 못하는 것은 왠지 내가 부족해서인 것만 같았다.
초등학교 때처럼 마치 숙제 검사를 하는 선생님이 옆에 있는 것도 잔소리꾼처럼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 성인의 나이가 됐지만 스스로를 "계획"이라는 틀 안에 가둬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매일 잘 살았다 고생했다 그런 생각이 들기보다 오늘은 뭐한다고 시간을 허투루 보냈나. 그런 생각으로 자책으로 마무리 짓게 되었다.
누군가 말했듯이 잘 노는 게 답이라는 말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물론 표면적인 말의 뜻만 보고 그렇게 받아들였기 때문일 테다. 하지만 오히려 계획이 없는 하루가 더 나 자신을 사랑하기 충분한 하루로 만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