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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Feb 25. 2022

밥 먹으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새벽잠 못 이루는 밤에 끄적이는 글

나 같은 인간은 살면서 불면증을 모르고 사는 사람 중 한 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같이 아주 드물게 새벽에 깨어있는 경우, 특히 이렇게 글 적을 생각을 했다는 건 아주 희귀한 일이랄까. 


어쩌면 내일 아침에 쏟아지는 글에 파묻혀 잘 읽힐 수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깨어있는 김에 몇 자 적어보기로 했다. 나와 같은 생각이 드는 사람도 1명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불면증은 아닌 것 같다. 식곤증과 같은 증상에도 끄떡없이 한숨 자고서도 이내 다시 잠들어도 숙면 취하는 습관을 가졌으니까 말이다. 오늘 같은 경우는 단지 배불리 먹은 저녁에 이어 과일과 아이스크림까지 배 빵빵하게 먹은 후 쏟아진 잠에 청한 후에도 쉽게 꺼지지 않은 배가 불편해 다시 잠들기 어려웠으니까.

우연히 며칠 전에 눈에 띈 인터넷 포털 기사가 바로, 밥 먹고 난 후 잠이 쏟아지면 위장 벽이 무너져 위장이 안 좋더라는 내용이었다. 그 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결혼 후 자리 잡은 새로운 식습관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해서 갑자기 삼시세끼 건강식으로 찾아먹는다거나, 운동을 30분씩 해내는 등 일상 속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머리로는 알고, 머리로 그려보기도 했던 그 모든 노력들이... 실제로 일어나진 않았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잠만큼은 못 자서 못 죽은 사람처럼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자는 사람인데, 이렇게 잠 못 드는 날이 있는 걸 보면 참으로 신경이 쓰이긴 하다. 앞으로도 계속 밥과 잠을 세트로 생각해야 될지... 요 근래 작은 고민이 자주 생겨난다.


시간 상관없이 식후 눈치 없이 쏟아지는 잠조차도 아쉬워 커피에 의존하며 겨우 식곤증을 이겨내고 있는 중이라. 향긋한 커피 한잔의 유혹, 알고 난 후엔 끊기도 참으로 어렵다. 


근래 아침잠이 많아진 바람에 속 쓰림을 참는 습관까지 생겼는데, 이게 더 위장질환을 더 악화시킨 주범이지 않을까 싶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백수에겐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나쁜 습관처럼 스스로를 해롭게 만드는 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어렵고 속상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해독, 디톡스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시작만큼이나 꾸준히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나로서는 엄두가 안 나지만 그래도 몸에서 표출하는 심각한 신호는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됐다.


어느 의사든 말하듯이 "몸에 해로운 건 다 맛있고, 몸에 이로운 건 다 맛없어요." 세상에는 참으로 편리하지만 해롭고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슬픈 새벽이다. 건강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길 바라보며 이만 줄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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