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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Sep 01. 2016

다낭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베트남 다낭/호이안 여행 이야기


< part1. 다낭 이야기 >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6대 해변이 펼쳐진다는 다낭.
베트남에서 휴양이라니,
다소 이질적이었지만 다낭에 늘어선 리조트들을 보며 왜 이 곳이 새롭게 뜨고 있는지를 알 것 같았다.

여행지도 그마다의 유행이 있는 것 같다.
좋은 곳을 발견하고, 홍보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오면, 다시 새로운 곳을 발굴해서 띄워야 되는 실정.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있는 요즈음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축복받은 이 무지막지한 정보력 앞에서,

때론 지치고, 또 때론 무섭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나만의 공간이 사라져 가는 느낌. 모든 것이 상상보다는 비주얼로 먼저 보여지는 현실.

생각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먼저 도달되는 시각적인 정보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게 이 시대의 숙명이겠지만,
자꾸만 반항하고 싶어 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인간은 휴식을 취하려고 자연을 찾는다.
산을 찾고 바다를 찾고, 강과 들을 찾는다.

아마 자연이 주는 거대함 앞에 우리들의 일상적인 걱정들을 모두 던져버리고 싶어서일 거다.
대자연 앞에서 우리의 모든 근심 걱정들이 사소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평화로워지고 안도하게 되는 거다.

산과 바다가 모두 그 마다의 장점이 있지만,
태양이 함께하는 바다와 해변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인간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비워야 다시 채워질 수 있는 것처럼
충분히 쉬어주어야 다시 그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달려갈 수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모두 치열한 삶을 추구하고,
그게 마치 성공의 정석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비움 없이 넘쳐나는 과부하 속에서 그것을 꾹꾹 눌러가며 살고 있다면,
그것은 한편으로 너무 가슴 아픈 삶이 아닐까 싶다.

아무런 기술이 없는 나도
사회생활 6년 만에 예외 없이 정체성을 잃어버렸고,
앞으로의 또 다른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명하며,
아티스트는 남들과는 좀 달라도 된다. 아니 달라야 한다고 위로하기 시작했으며,
그러기에 쉬어야 하고, 그러기에 때론 영감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에 가끔씩은 떠나야 한다고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자존을 위한 보호본능이 일부 작동했겠지만,
그렇게 이름 없는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근데 문제는, 아티스트지만 여전히 아무런 기술이 없다는 거다.


그러다 문득,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그냥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다 보면, 행복의 기술이 따라올 거라고 다낭 해변이 말해주었다.
세상 모든 기술보다 상위에 있는 '행복의 기술'이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어떤 예술을 하시냐고 물어봤을 때,

그냥 내 하루하루의 삶의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이렇게 사소한 고민들은 포브스에서 선정한 해변에서 날아가버렸다.
고민이 있는 분들은 꼭 포브스지가 선정한 해변으로 와보시길.              



< part2. 호이안 올드타운 이야기 >


베트남은 중국(북부)과 인도(남부)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던 독특한 문화가 융화된 나라이다.

훗날 프랑스와 일본의 침략을 버텼고, 공산당과 미국의 식민지가 격돌했던 나라.
우리나라와는 참 가깝고 먼 나라인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지만 지금은 관광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고,
그러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나라.

(근데, 사실 베트남은 한 번도 약한 나라였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남북으로 길게 뻗어진 영토의 특수성 때문에 화합이 쉽지 않았던 게 아닐까.)


호이안은 동남아의 주요 무역항이었던 만큼 전 세계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다.
특히 올드타운이라고 불리는 구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호이안에서는 그저 걷고, 걷다가 멈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그러다가 앉고 싶은 노천 카페를 만나면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영감을 찾아 떠나는 시간을 가졌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따뜻한 경험.

특이사항으로,
원래 아시아 여행을 다니면 유명한 관광지에 서양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드문데,
호이안 거리는 서양인들이 동양의 멋을 만끽하느라 거리를 장악한 수준이었다.
그들이 무엇에 이끌려 이 거리를 찾아 떠났을까.
거대한 자연경관도 아니고, 오래된 역사 유물도 아닌 작은 도시.

불과 몇 세기 전 동서양이 만나 교류했던 이 거리에서 그때 그 시절 서로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그들을 상상해보았다.

호이안은 모든 거리거리가 그야말로 소박하지만 화려한 그런 색채를 지니고 있었다.
겉으로는 참 화려하면서도, 너무 과하지 않은,
옛 것을 고스란히 살려둔 은은한 아름다움.

어느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그곳의 어느 상점 스피커에서 들리던 클래식 음악. 그 이질감이 뿜어내는 조화로움은 평생 잊지 못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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