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괴물 Oct 01. 2016

"떠나도 괜찮아."

일상을 여행처럼


"떠나도 괜찮아."는

내가 요즘 밀고 있는 슬로건이다.

회사가 너무 바빠서 휴가를 써도 되나 눈치만 보다가 눈 딱 감고 과감히 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큰일 날 줄 알았던 회사가 아무 일도 없었다.

책상을 뺀다고 협박당했었는데 책상도 그대로 있었고, 하던 일이 잘 안 돌아갈 줄 알고 내심 걱정했었는데, 내가 없으니 더 잘 돌아가고 있었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무 일도 없었다.

여행레저 관련 IT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떠나기가 쉽지 않은 현실.


그 무거운 책임감을 살짝 내려놓고 여행자의 삶을 한 달 살고 왔더니,
왜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여행이 주는 행복을 통해 가정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자"는 회사의 사명이 더욱 와 닿았던 값진 경험이었다.


그래서 나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떠나도 괜찮아!"

아, 물론 회사를 떠난다는 말은 아니다.

혹시라도 우리 회사 누군가가 나를 눈치채고 대표님께 일러바칠 수도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일상에 복귀하니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사무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구나,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가 공짜구나,
푹 쉬고 왔더니, 또 쉬고 싶구나,,,

하지만, 여행의 여운이 너무 좋았던 탓에
무엇보다 일상을 여행자처럼 살 수는 없을까를 많이 연구했다.

여행을 가서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해도 너무 좋기만 했는데, 그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는데,

왜 일상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할까.

근데 그 답을 우연히 어느 책 속에서 발견했다.
박웅현 씨의 <여덟 단어>라는 책인데,

이 구절을 읽고 참 신선했고, 또 놀라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여행지에서 랜드 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봐.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 <여덟 단어> 중.


그래서 오늘부터, 이 도시에서 딱 3일만 머문다고 생각해볼 예정이다.
아무래도 오늘부터,, 회사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길 고양이 부양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