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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Oct 20. 2016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행복해진다는 것


한 동안 블로그가 아닌

일기장에 더 많은 글을 썼던 걸 보니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었나 보다.


한 동안 이문세님의 노래만 찾아들었던 걸 보니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나에게 가을은 언제나 낭만의 계절이었다.


단풍의 아름다움이 화려해질수록

떨어지는 낙엽이 서글펐고,

푸른 하늘이 이유 없이 가슴을 조여오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계절의 경계에서 겸손하게 흘러간다.




성취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불편한 마음.

누군가에게 완벽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었던 나의 불안한 실체들.


최상주의 성격이 나의 발목을 잡을 때가 종종 있다.

물론, 그게 책임감을 가져다준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머뭇거리고 주저하게 되는 방해 요인이 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그 머뭇거림이 행복을 향한 머뭇거림이라 여겨질 때 가을은 더 깊어진다.



가지지 못한 것에 연연하지 말자.


얼마 전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 헤르만 헤세의 글이 생각났다.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 <행복해진다는 것 中>



그래 맞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요령은

가지지 못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 거다.  



적나라한 가을 하늘을 보며

어김없이 방황하나 싶었는데,

유쾌한 당신들 덕분에 참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자칫 외로울 뻔했는데,

포근한 당신들 덕분에 더 깊이 따스했던 것 같다.



판단하느라 공감을 미뤄왔고

나무를 보느라 숲을 지나쳤더니

자연스레 균형이 무너졌다.


나만의 리듬을 찾은 줄 알았는데,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다.

좀 더 방황하고, 사색해야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심으로 살고 싶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진심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행동하고 싶다.  


그걸 위해선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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