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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Nov 06. 2016

꼴찌를 일등으로

야신, 김성근에 대하여


성명 : 김성근
출생 : 1942년 12월 13일, 일본
소속팀 : 한화 이글스
신체 : 180cm, 82kg


경력사항
2014.10 ~ : 한화 이글스 감독
2011.12 ~ 2014.09 : 고양 원더스 감독
2007 ~ 2011.08 : SK 와이번스 감독
2005 ~ 2006 : 롯데 마린스 코치
2001 ~ 2002 : LG 트윈스 감독
1996 ~ 1999.07 :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1991 ~ 1992 : 삼성 라이온즈 감독
1989 ~ 1990 : 태평양 돌핀스 감독
1984 ~ 1988 : OB 베어스 감독
1975 : 제11회 아시아선수권 대표팀 코치
1979 ~ 1981 : 신일고등학교 야구부 감독
1976 ~ 1979 : 충암고등학교 야구부 감독
1972 ~ 1975 : 기업은행 감독
1969 : 마산상업고등학교 야구부 감독





내가 그를 좋아했던 건,

2007년 SK감독을 맡게 되면서였다.

어렸을 땐, 그저 스타 선수만 쫓아다니곤 했지만
자연스럽게 그맘때부터는 감독의 리더십과 팀워크가 더 중요하게 보이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그 당시 나는 남들과는 좀 다르고 싶은 이유모를 반항심 같은 게 있었다.(물론, 지금도 있다.)
고로 처음 김성근 감독님을 좋아하게 된 건, 순전히 그 반항심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당시 많은 대중들은 김성근 감독의 SK 야구가 재미없다고 비판하곤 했다.

그의 야구를 지겹다고, 화끈하지 않다고, 한국야구와는 맞지 않다며 이런저런 핀잔을 주었다.

스타플레이어가 턱없이 부족한 팀, 골찌팀이라는 불명예를 지니고 있는 팀, 시즌 개막 때부터 약체로 분류되던 팀.
그런 팀을 맡아 감독직을 하게 된 어르신께 이래라저래라 하다니. 나원참.


어렸을 때부터 삼성과 한화를 응원하던 나는 그 해 진심으로 SK 와이번스의 팬이 되기로 결정한다.
아니 김성근 감독님 팬이 되기로 말이다.

물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런 재미없는 야구를 했던,

최약팀으로 분류되었던 그 팀은,
그해와 그다음 해 두 시즌이나 연속으로 한국 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때부터 그가 감독으로 있었던 SK 와이번스는

5년 동안 쭈욱 최강팀으로 군림했고,
그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시절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은 지금 각 팀에서 맹활약 중이고,
심지어 스타가 되어 국가대표로도 일부 선출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너무 감동받은 나머지 홍명보 선수의 자서전을 산 기억 이래로,
누군가의 자서전을 샀던 건,

김성근 감독의 <골찌를 일등으로> 가 유일하다.


그만큼 그는 나에게 강력히 들어왔다.





일구이무



공을 던질 기회는 한 번만 있을 뿐이지 두 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더 이상 없으니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된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괴롭힌다는 유례없는 소문의 진상지.
시즌이 마무리되어 다들 휴식을 취할 때,

그때 더욱 열심히 선수들을 채찍질하는 고집.
13번이나 해임을 당하고도 웃어넘기며 오히려 더욱 야구와 선수들만을 생각하는 그의 곧은 신념.
아무리 주변에서 싫은 소리를 해도,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아니 한구 한구 최선을 다하는 그의 절실함.

화끈해야 인기 있다는 프로세계의 어긋난 편견을 통쾌하게 비웃어준 그의 "지지 않는 야구"는
자칫 겉멋으로 어지러질 수 있었던 한국 프로스포츠의 큰 자극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의 자서전을 읽고 나서는,
이제 그를 볼 때 더없이 친근해 보인다.
그가 그저 우리네 아버지처럼 측은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우리와 같이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 아니 그 누구보다도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런 그가 있어서 한국야구가 더 살아 숨 쉬는 게 아닐까 싶다.

그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스포츠 지도자이기에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운명이겠지만,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저 자기 신념대로 묵묵히 밀고 나가는 그분의 한결같음을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





이제 그는 다시 꼴찌팀 한화를 맡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진심이 전해져, 팀이 꼭 승리하지 않더라도, 우승하지 않더라도,
관중들은 한화를 가장 인기 있는 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 팀웤이 가장 좋은 팀으로 응원해주고 있다.


프로야구를 향한 내 작은 바람이 있다면,
감독님께서 아직 건강히 감독직을 맡을 수 있는 몇 해 동안, 꼭 한화가 우승을 하는 거다.
그 통쾌함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감동이 밀려온다.
이는 분명 훗날 책과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그런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그러니 감독님, 늘 건강하세요. 언제나 묵묵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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