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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Aug 25. 2016

스타트업 초심, 만들고 싶은 회사.

스타트업 기록

스타트업의 세계에 입문한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 다음 달이면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시간만큼이나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낸 게 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회사. 많이 부족했던 탓에 몸이 고생했던 시간. 뭐든지 직접 부딪혀보고 배워야만 했던 3년이었다. 요령 없고 실력 없었던 탓에 좋은 직원들과 이별도 해야 했고, 성장만이 답인 줄 알고 숨 가쁘게 달려왔던 것 같다.

사업의 매 순간이 중요했지만, 3년이 되는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중요한 순간이 왔다. 공동창업자들과의 깊은 대화가 이어졌고,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회사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서 함께하며 열정과 헌신을 더해준 동료들, 늘 얻는 것보다 내려놓는 것이 더 많았던 파트너들. 물론 우리의 이 3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지고 소중한 시간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서인지 기도가 더 간절해진다.


대한민국 어디든, 가자고. 요즘 진짜 핫한 서비스.. 였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날이 빌전하고 있다.


내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스타트업에서 얻고 싶은 가치는 무엇일까. 그리고 함께해준 고마운 사람들과 어떻게 더 오래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

난 추상적이고 모호한 편이다. 지극히 직관적이어서, 때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부적응을 일삼곤 하지만, 만들고 싶은 회사에 대한 답은 도무지 이성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누가 비전을 논리와 수치로 이야기할 수 있으랴.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들은 마음이 움직였을 때, 가슴이 뜨거워진 다음의 간절함으로 실행하면 그만이다.

내가 바라는 회사는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회사다. 따뜻하고 선한 사람이 모여, 늘 겸손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회사. 삼성이 스카웃해와도 우리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삼성이 줄 수 없는 우리만의 가치를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고, 또 오래도록 지켜나가고 싶다. 꿈같은 회사지만, 그래서 꿈꿀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한다. 회사는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왜 그토록 수익을 내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그게 바로 만들고 싶은 회사에 대한 어렴풋한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회사가 수익을 내며 성장하는 만큼 동료들과 더 많이 나누고 싶다. 스타트업인 만큼 함께 해준 사람들과 성공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만약 회사로서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 회사의 이미지가 ‘제니퍼 소프트’처럼 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회사가 수익을 내는 만큼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회사.

대기업을 버리고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좋은 환경, 좋은 사람들이 있는 회사. 참고로 ‘제니퍼 소프트’가 큰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복지가 예술이라 연봉 걱정을 안 해도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회사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회사를 꿈꾼다면 때로는 열정과 성과에 따라 가슴 아픈 이별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에 따른 희생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리더들의 미래가치와 이익을 회사와 직원들에게 더 많이 나누어야겠지만, 스타트업을 창업한 파트너 중 한 명으로서 10년, 20년 뒤를 함께 그려본다면 과감 없이 이런 꿈을 꾸고 싶다. 함께 만들고 싶은 회사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서있다면, 그 뜻에 맞는 사람들이 더 열정을 쏟아줄 것이고, 그렇게 회사도 자연스럽게 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소개를 위해 촬영했던 때, 남본부장님과 대표님.
천재 기획자 윤본부장님.


빨리 가려면 혼자 가지만,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했다. 나는 우리 회사가 그런 회사였으면 좋겠고, 그런 동역자로서 성장하고 싶다. 3년이 지난 지금, 이제 시작이다. 드디어 우리가 처음부터 이야기해왔던 우리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가자고’라는 메인 서비스도 없었고, 여행레저에 대한 지식을 쌓기 전까지 그저 열정으로 값 지불을 했으며, 무엇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인지 늘 부딪혀야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회사를 더 성장시켜줄 좋은 분들이 여전히 자리에서 빛나고 있고, 각 파트에서 주도적으로 성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그간 쌓아놓은 콘텐츠 자산들도 만만치 않다. 이제야 겨우 스타트업으로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꿈꿔볼 생각이다.

물론, 그게 아니라면 또다시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2015년, 우리의 세 번째 사무실! 부사장님이 폼을 잡고 있지만, 별로 안 멋있다. 근데 예전에는 잘생겼었다고 한다..
2016년 우리의 세 번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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