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기대하고 기다리기도 전에 사랑이 먼저 실체가 되어 곁에 성큼 와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낯선 산골 마을에서 그 사랑을 키웠습니다. 달라진 일상에는 노란빛 은행나무 잎사귀가 있었습니다. 사랑이 자라더니 아기가 되어가는 동안 그 잎사귀들을 줍고, 모으고, 팔아서 쌀이 되게 했습니다. 쌀 간식을 오독오독.
제비가 오는 날에 나도 올 것을 알았습니다. 은행잎이 있고 쌀 한 줌이 남아있는 그 집에 은행나무를 심었습니다. 무어라도 툭 던져놓기만 하면 싹이 터서 금세 풀내음을 낼 것 같은 그런 봄날이었습니다. 봄에 핀 사랑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끝도 모르고 자랍니다.
매일 하던 사랑인데, 생일을 맞아 새삼스레 다듬어서 가꾸다 보니 시 한 편이 되었습니다. 나를 낳은 사랑과, 우리가 함께 해낸 사랑이 대단하고 기특합니다. 차오르는 유대감이 흘러나와서 제 생일에 엄마에게 주는 선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