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년 보아라
많아야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만나는 친척 어른들은 어색한 공기의 흐름을 유유자적 흘러가게 두지 않으신다. 그 공기의 흐름을 흩뜨리는 방법으로 친구 중에서도 성별이 남자이며, 남자 중에서도 '썸', '데이트', '연애', '결혼' 중에 어느 것을 갖다 붙여도 거리낌이 없는 인간을 화젯거리로 던지신다.
그런데 정말 소름 끼치는 게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남자 친구가 명절 시즌만 되면 사라져 있다. 적게 산 나이도 아닌데 거의 매년 그렇다.(부적이라도 써야 하나..)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 있냐"는 어른들의 직설적인 질문에 조금 모호하지만 팩트인, 미래지향적 회피성 대답으로 "조금 멀리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는데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미래에서..."라고 답한다.
"추가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도 내포한 나름 함축적인 답변이다. 대화의 싹을 잘라버리는 절취선 같은 것.
작년보다 한 살 더 먹은 올해도 역시나 같은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예상 질문이 있는데 아직 답을 정하지 못했다. 창의적 인재가 각광받는 시대인만큼 띠용 하는 답변을 고안해봐야겠다.
후보 1. 비혼을 선언...(아빠 뒷목 잡고 쓰러짐)
후보 2. 저 사랑하는 사람 있어요^^(나 자신... a.k.a Love yourself...)
후보 3. 짐 싸서 뛰쳐나옴(극단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