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현정의 내숭- 그녀, 내숭
내가 내숭 시리즈 작업에서 발전시키고 있는 모티프 중 하나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통념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작품에서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은 인물이
현재의 시대성을 상징하는 소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묘한 대비를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한복을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나
책상에 발을 올린 채로 태블릿을 조작하는 모습은
통념상의 예법이나 기대에 걸맞은 이미지는 아닌 것이다.
인물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것은
내숭과 관련하여 은폐성이나 복잡성을 상징하며,
작품의 심미성을 더한다는 기능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복을 입고 있는 인물의 동세와
시대성을 담고 있는 소품들의 대비가 주는 의외성이다.
화면에 전통 의상과 현대의 일상을 공존시키고 겉과 속이 다른 여인의 내숭이라는,
일종의 비상식 내지 아이러니를 형상화함으로써 파격을 제시하고 싶었다.
김현정 Kim, Hyun - jung / 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