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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 Oct 09. 2021

벌써 일 년

일 년 만의 브런치와 재회





글이랑 참 많이도 멀어져 있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소셜 네트워크와의 거리두기.

활발히 하던 인스타그램도, 브런치도 일순간

모두 안 하게 되었다.

그냥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였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남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가 오히려 정반대임을 알았을 때,

언젠가부터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목받는 일이 부담이고 족쇄가 되었다.

길 가다 알아본다던지,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이야기가 회자된다던지(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 든 간에)


그래서 시대에 따라 달라질 뿐

싸이월드-페이스북-인스타그램-브런치 순으로

꾸준히 활동하던 SNS는 꽁꽁 닫은 채

남들이 볼 수 없는

휴대폰 속 사진첩과 노트 어플에만 기록하기 시작했다.

워낙에 기록성애자인지라 사진과 메모는 엄청 한다.


물론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다.

요즘은 따로 개인적인 연락보다 SNS상에서의

좋아요 버튼, 댓글 하나로 안부를 대신하는 사회에서 종종 연락 오는 지인들이 하는 인사는 대개 "살아있냐", "요즘 어디서 뭐하고 지내냐.". 심지어 내가 대구인지 서울인지 함양인지 묻는 사람들도 있다...후후


나 역시도 상대가 뭐하며 지내는지

적극적인 연락을 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혼자 외딴 무인섬에 사는 기분.

선천적 무(無)외로울러라 외로움은 전혀 없는데,

핫플이니 유행하는 패션스타일이니 쫓지 않는 터라

불편함은 하나도 없는데

문득, 너무 도태되어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서 소리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이래서 언젠가 남편이 나에게 했던 말은

"너는 관종은 아니지만 선택적인 관심을 좋아한다."

맞아 ENFP인 나는 확실히 인싸 중에 아싸, 아싸 중에 인싸^^


나야나 나야나


워낙 변곡점이 많았던

다사다난 지난 일 년을 돌아보니

SNS에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했으면

즐거움은 배로, 힘듦은 반으로 줄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결심했다.

아직 인스타그램의 온전한 복귀는 용기가 안 나지만

브런치에서는 앞으로 걸어가는 길 기록해나가기로.


그리고 조금씩 풀어나갈테지만

20년 10월부터의 굵직한 이벤트 정리해보자면

• 남편의 전라도 발령으로

   250km 떨어진 최장거리부부 생활 시작

• 주말마다 시골살이

• 시청률 7~10%대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

• 인생 첫 반려견 임보 (자그마치 진돗개 두마리)

• 아기천사가 찾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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