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크툼을 준 김창옥교수의 이야기.
자정이 다 된 시간, 내 방에 올라가 자려는데 문득 엄마가 틀어둔 kbs 채널에서 좋아하는 김창옥교수가 나왔다. 유튜브 포프리쇼를 통해 자주 보던 그,
작년에 대구에 강연하러 왔을 때 보러 가고 싶었는데 앞장과 겹쳐 가지 못했던 게 아직도 내내 아쉬운.
그런데 그가 요즘 부쩍 티비에 많이 등장해서 반갑고 좋다. 도올과 이승철, 김창옥 세 사람의 수다 내용이었는데 김창옥교수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늘 청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강연하느라 성공은 얻었지만 평화를 잃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무작정 제주도로 가서 배우고 싶었던 것을 시작했는데 바로 '물질'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2-3분간 숨을 참는 연습을 하면서도 늘 주의들은 이야기지만 숨을 일정 시간 이상 참다 보면 뇌의 일시정지 상태가 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숨을 참다 보면 블랙아웃(Blackout)에 이르게 된다. 즉, 산소 부족으로 인한 의식 상실. 은퇴를 앞둔 해녀가 후배들에게 일러주는 한마디가 있단다.
"니 숨만큼만 허라이."
해녀의 물질이나 프리다이빙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우리는 각자의 상황에 맞춰 때론 숨을 쉬기도(말을 내뱉고 표현을 한다는 것), 또 숨을 참기도(타인을 위해 참고 배려를 한다는 것)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으려면 숨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숨을 참기 위해서는? 숨을 쉬어야 한다.
우리에겐 숨을 참을 시간도 숨을 쉬는 시간도
모두 필요하다.
그러니
좋아하는 것 좀 하고 살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라고.
어젯밤 무심코 본 10분의 시간이 나에게 풍크툼*이 되었다.
우리가 감동을 받은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이를 설득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다 웃는데 나 혼자 울음을 터뜨릴 수도 있다. 오직 내게만 섬광처럼 꽂혀 가슴을 흔들어 놓는 것, 뭔가에 찔린 상처처럼 아파오는 것, 그것을 롤랑 바르트는 *'풍크툼(punctum)'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살아온 날의 기억을 간직한 채 지금 이곳에 서 있는 내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품의 세부에 시선이 가고 흔들리고 감동하는 것, 그 감동이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것이기에 다른 이는 공감하기 힘든 것, 그래서 그런 내 감정을 다른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없는 것, 그것이 바로 바르트가 말하는 '풍크툼'이다.
bgm. Go your way - Stella 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