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_내가 줬던 진심과 깊이

by 윤 솔
서운함을 말한다는 건,
내가 줬던 진심의 깊이를 스스로가 존중해주는 태도가 아닐까?




우리가 느끼는 서운함은 흔히 ‘미련’에서 비롯된다고 오해되지만,
정말 들여다보면 그것은 내가 줬던 마음의 진심과 깊이에서 오는 감정에 가깝다.
이걸 조금 더 정확히 설명해보고 싶었다.

관계 속에서 우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건넨다.


안정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보기도 하고,
차이가 생기면 대화를 통해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한다.
그런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모두 ‘진심의 결’ 같은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상대방의 진심의 깊이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건넨 마음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멈춰버리는 순간이 찾아오면,

문득 이런 질문이 생긴다.

“내 마음의 깊이는 이 정도였는데,
저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던 걸까?”


그때 밀려오는 서운함은
상대를 붙잡고 싶어서 생기는 것도,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미련도 아니다.


그건 단지 내가 최선을 다해 건넸던 마음이
어떤 방식으로 끝나는가에 대한 아쉬움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쓴다는 건
그 자체로 에너지가 들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그 마음이 너무 조용히, 설명 없이 사라질 것 같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운함을 느낀다.


결국 서운함은
‘상대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깊이 마음을 주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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