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없는 진심이 나를 완성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문을 닫는 대신, 더 깊은 바다가 되기로 했다

by 윤 솔

사랑을 하고 산다는 것.

그것은 때로 내가 가진 가장 귀한 온기를 조건 없이 건네는 일이다.


최근 내담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깊게 사랑한 기억이 있나요?"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눈부시게 설렜던 시작보다 시리게 끝난 결말을 먼저 꺼내 놓았다.


내가 준 만큼의 온도가 돌아오지 않았을 때의 쓸쓸함,

그 공백이 남긴 아픔이 너무 커서 이제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자체가 두려워졌다고.


우리는 종종 사랑을 나누며 은연중에 보상을 꿈꾼다.

내가 이만큼의 진심을 채워주었으니, 상대의 잔도 그만큼 차오르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내가 쏟아부은 깊이만큼 상대가 반응하지 않을 때,

우리를 덮치는 건 단순한 서운함이 아니라 지독한 허무함이다.


내어준 마음이 허공에서 길을 잃고 흩어질 때,

마음의 밑바닥은 텅 빈 소리를 내며 울린다.




비단 남녀 간의 사랑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열정을 다하는 일, 믿었던 관계,

심지어는 나 자신을 향한 기대조차도 '돌려받음'을 전제로 하는 순간 고통의 씨앗이 된다.



결국 사랑이란, 상대가 되돌려주지 않는 진심에 휘청이는 것이 아니라,
그 허무함마저 묵묵히 받아내어 나라는 존재의 부피를 한 뼘 더 키워내는 일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문을 닫기보다
어떤 마음이 와도 담아낼 수 있도록 나를 넓혀가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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