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아이야'라고 울던 날

by 나오
나는 나쁜 아이야!!!


아이가 울면서 소리쳤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너졌다.



이사와 입학 전후로 아이의 떼가 늘었다.

아니, 단순 떼라기보다 분노가 아이를 집어삼킨 것 같았다.


뭔가 잘 안될 때면 화가 폭발한다. 예전에는 울고 발을 구르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말을 거칠게 하고 나를 밀치거나 때리려 하기도 한다.


갑자기 달라진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도 마음을 붙잡고 생각해 본다.


인생 첫 이사, 그리고 학교 입학.. 아이에게는 꽤 큰 변화였을 것이다.


일단 2~3주만 차분히 버텨보기로 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상담을 받아 보기로 마음 먹었다.



아이는 색종이로 미니카 접는 걸 정말 좋아한다. 그날도 한참을 집중해서 접고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워서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데, 아이는 꼭 그걸 해내고 싶어 한다. 그러다 결국 막혔다.


“이게 안된다고!! 으아아아~ 엄마 나빠. 안 할 거야. 같이 안 살 거야. 나는 나쁜 아이야!!!! ”


종이가 구겨지고, 감정도 함께 터졌다.


아는 단어는 많아 지고 아직 말이 조절이 안될 때라 이맘때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격한 표현을 하고 막말을 쏟아낼 수 있다. 알면서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찢어진다.


속상하고 화가 나더라도 감정을 누르고 차분히 대처해야만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말해준다.


"종이접기 하다가 잘 안 돼서 속상하고 화가 많이 났구나. "


울고 화내는 건 괜찮다고 말해주되, 행동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하지만 발을 구르거나 소리를 지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돼. 또 사람은 절대 때리면 안 돼. "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굳이 말을 더 하지 않는다. 이미 불이 난 상태에서는 어떤 말도 기름이 될 테니까.


그저 기다린다. 필요하면 잠시 자리를 피한다.


조금 가라앉으면 다시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리고 약속을 한다.


"다음에 화가 나면 침대로 가서 발버둥 치거나 베개를 때려보는 건 어때? 그리고 종이접기는 일주일에 세 번만 하자. "


다음에 종이접기를 시작하기 전에 약속한 걸 미리 한 번 더 상기시켜야만 한다.


"하다가 화가 나면 저번에 약속한 대로 해보자. 사람은 때리면 안 돼. "


정석대로 훈육하니 아이도 금방 진정이 된다.


그날 밤, 아이를 꼭 안고 토닥이며 말했다.


너는 나쁜 아이가 아니야
가끔 나쁜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다음에는 안 하면 되는 거야

엄마도 아빠도.. 어른들도 가끔은 잘못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가끔은 나빠질 때도 있어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진짜야? 근데 나는 잘하는 것도 없어..."

작게 중얼거리는 아이에게 하나씩 말해준다.


"이렇게 잘 먹고 잘 싸는 아이가 어딨어. 종이접기도 잘하고, 책도 잘 읽고..."


칭찬이 쌓일수록 아이 입가에 조용히 미소가 번진다.


아마 한동안은 이런 날들이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아이도 배우는 중이고, 나도 배우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