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이틀째…
교문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담임선생님께서 하교하는 아이들을 교문까지 데려다주신다. 극한 직업이다.
선생님과 발을 맞춰 나오며 쭈뼛거리는 아이들 사이로, 용수철처럼 뭐가 '팍' 하고 튀어나온다.
우리 애다.
교문 앞에 서 있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나를 찾아내자마자,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땐 나를 끌어안을 때 힘이 감당이 안돼 자주 엉덩방아를 찧곤 했다. 하지만 나도 이젠 맷집이 생겼다. 호락 호락하지 않다.
그렇게 장대한 가족 상봉을 하고 1초 만에 아이는 같이 나온 친구에게 달려가 손을 잡는다.
“00아~ 우리 같이 놀자! ”
외동이라 그런지, 천성인지 아이에게 친구는 언제나 전속력의 대상이다. 갑자기 끌어안고 손 잡고… 그래서 불편해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탈옥하기 위해 숟가락으로 매일 조금씩 벽을 파내듯, 나도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가르친다. 급할 땐 귓속말로, 아니면 집에 와서 이야기한다.
“친구들이 좋아도 갑자기 확 안거나 손 잡으면 안 돼. 친구가 불편해하거나 서로 다칠 수 있어. 손 잡아도 되냐고 먼저 물어보자”
매일 꾸준히…
그래도 벽은 조금씩 뚫린다.
손이 잡힌 친구는 수줍음이 많았다. 둘은 한동안 손을 꼭 잡고 놓질 않아서 집에 못 들어갈 뻔했다. 성격은 너무 달라 보이지만 방금 막 점심을 먹어서 입가에 묻은 국물 자국은 똑같다.
정말 ‘날 것’이라는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아이.
투박하지만, 그걸로 어색함을 깨는 아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가르쳐야겠지만,
이 순수함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음 날 교문에서 아이를 기다리는데,
다른 아이들도 용기를 냈는지 우리 아이와 함께 튀어나왔다.
얘들아. 빨리 가족 상봉하는 것도 좋지만 제발 뛰지 말자… 선생님 걱정하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