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듯 하면서 빠르게 시간은 흘러 가고 있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 자체로 행복하게 즐기며 보낸 시간이 지나 개인전 오픈을 앞두고 점점 부담감도 함께 찾아오는 시간으로 접어 들었다.
제주도 동쪽 월정리라는 마을의 바닷가 앞 작업실을 후원 받게 되었다. 9월 4일 시작하는 초대 개인전 준비를 위해 6월 말부터 제주도에 내려와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작업실 입주 유튜브>
하루 중에 새벽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매일 해안 도로를 따라 월정리 작업실로 출근 하며 바라보던 일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해가 떠오르는 시간은 늦어졌고 날씨의 변화에 따라 구름 속을 뚫고 나오는 다채로운 일출의 모습은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나에게 가장 큰 자연의 선물이 되어 주었다.
자연은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매일 자기 몫을 해내며 "하루의 시작"이라는 선물을 내게 주었다. 자고 일어나면 그냥 내 앞에 당연하게 주어지는 하루가 아닌, 내가 정성껏 하루 하루를 끌어 당기며 살아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느끼는 2021년 여름으로 기억될 소중한 시간들이다.
제주도 작업실이 있는 월정리라는 마을은 매우 서정적인 뜻을 갖고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달을 품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월정의 이름만으로도 영감을 주는 예쁜 곳이다.
제주도 동쪽 바다들 중에서 서핑 스팟으로 가장 많은 서퍼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고요한 새벽 시간에 그림 작업을 하다가 작업실 밖으로 나오면 어느새 서퍼들과 관광객으로 늘 붐적이는 핫하고 힙한 서핑 천국으로 변해 있곤 했다.
제주에 내려 오면 그림 작업도 많이 하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 서핑도 많이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림 작업에 대한 욕심 때문에 서핑을 한번도 하지 못했다. 개인전 준비를 빨리 끝내 놓고 서핑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실에 틀어 박혀 몰입한 결과 시간이 남으면 또 빈 캔버스를 꺼내고 새로운 그림을 시작했다. 그리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은 행복하면서도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끝날듯 하지만 결코 끝나지 않고 있는 개인전 준비.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파도만 좋으면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잡는 서퍼들을 보면서 무언가에 열정을 갖는다는 것의 "멋"을 다시 한번 느꼈다. 비록 서핑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시간을 그림에 쏟고 싶은 나의 선택이기에 아쉽지 않다. 바로 앞 바닷가를 두고 작업실을 선택하는 나의 열정으로 그림에 서핑을 담을 수 있었고 여름 내내 나는 서핑을 하고 있는 기분좋은 환희를 느끼기 때문이다.
드디어 9월 4일 개인전이 시작된다. 끝날것 같았지만 끝나지 않는, 아니 끝내지 못하는 전시 준비는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내게는 제주를 즐길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줄 것이다. 한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고 작업실에서만 보내던 일상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내 그림 앞에서 마주하고 싶다. 앞으로 남은 제주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
작업 공간을 후원해준 곳은 월정 에비뉴라는 곳이다. 고급 풀빌라 숙박 시설이 있고, 크랩 전문점을 비롯한 비치펍과 서핑샵, 그리고 다양한 문화 시설을 갖춘 그야말로 월정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복합시설 공간이다. 5월에 개관한 월정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9월 그림전시 작가로 초대 받았다.
멋진 공간에 작업실을 후원 받고 개인전을 초대 전시로 하게 된 행운에 감사하다. 부족한 내게 기회를 주신 고마운 분들께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은 그림 밖에 없다.
그림으로 말하는 작가가 될게요.
월정 에비뉴의 월정 아트센터에서 영상작가님으로 활동하시는 서란 작가님께서 두고 두고 소중한 자산이 될 고궐 영상도 제작해 주셨다.
https://youtu.be/BAAqDqjp-Qs
https://youtu.be/K___b9yg7hM
일시: 9월 4일 - 9월 30일까지
장소: 제주도 월정리 월정 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