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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Aug 23. 2021

난 나를 사랑해. 가장 예쁜 생각을 주고 싶다.

love me little love me long

제주 월정리 바닷가에서 작업했던 그림들로 기획한 초대 개인전 오픈이 다음주로 다가왔다. 내가 그림에 담고 싶은 이야기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늘 내 머릿 속에 있다. 나의 메세지를 아우르는 간결한 하나의 단어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이것이 곧 나의 그림에 담은 나의 생각을 말해주는 대표 전시 제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난 나를 사랑해


물고기를 소재로한 그림은 내가 올해초부터 그리고 있는 시리즈이다. "절대로 눈을 감지 않는 존재"라는 것 하나에 꽂혀서 지금까지도 내 생각을 붙잡고 있는 매력적인 소재이다. 


<물고기가 주는 위로>

물고기가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미처 알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갖고 있는 내면의 강한 에너지가 나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절대로 눈을 감지 않는 존재" 물고기처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하게 나를 지탱해주는 강인한 힘과 존재의 그것. 이 생각은 "난 나를 참 사랑하는구나."하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나를 가장 사랑해야 하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 되어야겠구나.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꼭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된다.  평소 "나는 정말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주변에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 주고 싶고 그들과 함께 인생길을 동행하고 싶다. 

내가 평온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 주변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 할 수는 없다.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내 주변 사람들도 그런 나의 진짜 모습을 사랑해줄 것이다. 내면의 나를 감추고 겉으로 보여지는 나의 사회화된 자아 페르소나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으로 살아낼때 건강한 관계를 지속 시킬 수 있음을 나이가 들고 인생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그때는 그게 진정으로 나를 아끼는 것인줄 알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는 변할 것이고 내 생각도 변하게 될 것이다.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알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사랑하면
생각의 꽃이 피어날거예요.
가장 예쁜 생각을 주고 싶어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혼자 보내는 시공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피할 수 없고, 사람들과 협력하고 공존해야 하는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럴 수록, 그러기에 오롯이 혼자 보내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혼자 보내는 시공간의 강한 에너지를 믿고 있다. 


<혼자 보내는 시공간의 힘>

나만의 편안하고 안전한 시공간을 통해 충전한 에너지로 나는 일상을 보다 정성껏 살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 할 수 있다. 혼자 보내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내 에너지가 방전 되고 있는 줄도 인식하지 못한체 서서히 지쳐 갈 것이다. 

혼자만의 시공간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어딘가로 멀리 떠나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책상 하나, 책 한권, 커피 한잔, 달콤한 마카롱, 강아지와의 산책 등 잠깐의 시간 동안 주변 가까운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바쁘다. 바쁘지 않은 사람은 현대 사회에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의식적으로 노력하여 혼자만의 시공간에서 여유를 갖는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鬪牛) 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투우 경기중에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처럼,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나만의 케렌시아 찾기.
당신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요?

제주 월정리 바닷가 앞에 있는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매일 흔하게 마주하던 사람들은 서퍼들이였다. 서핑 강습을 받기 위해 바다 속에 모여 있었지만 파도를 타기 위해 손으로 패들을 하며 힘껏 나아가고 두렵지만 그 파도를 잡아 용기 내어 힘껏 일어서야 하는 것은 오롯히 혼자 해내야 하는 몫이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파도만 좋으면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잡는 서퍼들을 보면서 그 순간 그들만의 케렌시아가 바로 제주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전지 제목: 난 나를 사랑해

- 전시 날짜: 9월 4일부터 9월 30일

- 전시 장소: 제주 월정에비뉴 월정아트센터


- 기획 의도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꼭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로 확장된다.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내 주변 사람들도 그런 나의 진짜 모습을 사랑해 줄 것이다. 겉으로만 보이는 나의 사회화된 자아 페르소나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건강한 관계를 지속 시킬 수 있다. 


"절대로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라는 존재가 평소에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 각자 품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를 사랑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 중에 "혼자 보내는 시공간(나만의 케렌시아)"이 갖고 있는 힘을 믿는다. 바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각자의 편안한 케렌시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나를 진정으로 알게 되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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