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터치 우주 Mar 30. 2019

아직도 낯설고 싶은 제주도

여전히 가는 곳만 가게 된다.

총합 수년을 살아본 제주도이지만

갈 때마다 낯선 여행자 기분이다.


최근 5년 동안은

제주에 거주하고 방문하고를 반복하면서

제주의 변화를

제주 도민의 시선으로도,

제주 관광객의 시선으로도

지켜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은 제주에 거주하지 않고,

육지에 적을 두고 제주를 오가고 있지만

제주에 연이 많아서 여행객 모드로 갔다가

방문자처럼 지내다 오게 된다.


여전히 공사하고 개발하는 곳 많은 제주.

갈 때마다 볼거리든, 먹거리든,

새로운 곳이 생겨 있는 곳.


좋기도 하지만 조용하고 한적했던 곳이

여느 다른 관광지와 같은,

특색 없이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풍경과 분위기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인스타에 뜨고 있는 맛집이나 카페를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설레는 여행자 모드로 제주를 간다.


하지만 인스타 광고에 낚여

돈과 시간을 버리게 되는,

 불쾌한 경험을 한두 번 하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던 곳, 자주 가던 곳만

또다시 찾게 된다.


새로운 곳을 가보려면

  어쩔 수 없이 지불되는 경험치라고 생각 하지만

"맛이 없다, 또 속았다, 돈 주고 만든 마케팅"

이렇게 머리를 꽉 채워 버린 불쾌감에,

맛이 없는 음식에 돈 쓰고 시간 쓰고.


아무리 도전이 좋고 새로운 경험이 좋다지만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이런 건.


제주에 가면 꼭 찾게 되는 3곳이 있다.

- 제주 함덕: 오드랑 베이커리

- 제주 애월: 모아나 디쉬 레스토랑

- 서귀포 중문: 카페 세렌디


아무리 짧게 제주를 가더라도

이렇게 3군데는 꼭 간다.

육지에 있으면서도 생각나는 맛집이다.


오드랑 베이커리는 아침 7시에 오픈.

제주 가게의 오픈 시간은 대체로

좀 늦은 편인데 일찍 오픈하는 귀한 곳.


이곳 빵의 특징은 담백한 빵도 있지만,

대부분의 빵들이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서

꾸덕꾸덕하게 만든 진한 빵들이 많다.


오드랑 베이커리의 대표 메뉴.

인절미 브레드와 마늘 바게트.

마늘 바게트는 진하디 진한 맛.

소스에 흠뻑 담겨서 속은 부드럽고

겉은 어느 정도 바삭하게 맛있는 식감.


콩가루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인절미 브레드. 콩가루가 그야말로 듬뿍.

그리고 안에는 신선한 생크림이 듬뿍.

맛이 없을 수 없는 꿀 조합이다.

아메리카노는 한잔에 3,000원.

빵집에서 파는 커피임을 감안할 때

가격 대비 나쁘지 않다.

아주 맛있는 커피는 아니다.

초코 덕후에게 빠질 수 없는 초콜릿 빵.

진하디 진한 초코가 아낌없이 들어있다.


초코 크루아상을 샀는데 겨우

까만색을 묻힌 정도로 만들어서

초코빵이라고 파는, 그런 빵 하고는 비교 불가.


한동안 초콜릿 생각이 안 날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아낌없이 듬뿍듬뿍. 커피를 부른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도 있고,

강하지 않은 맛의 담백한 빵도 있다.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곳.

지인 소개로 처음 오드랑을 갔을 때,

맛있는 빵들을 보고 흥분 모드.


그랬던 내 모습을 기억하면서 웃고,

그때 그 지인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

이 그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빵과 빵순이.
요즘 사진 놀이 중. 음식 사진만 찍게 되지만 언제나 진지하다 :)

제주 애월의 하귀 바다 바로 앞.

유명한카페들이 모여있는 그 복잡한 애월 아닌,

주차 공간 넓고 너무나 여유로운 곳에 있다.


한적한 바닷가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간판이 보이지 않아서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는 곳.

처음 모아나 디쉬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모던하면서도 앤틱 한, 뭔가 독특한 분위기.


초록색 야자수와 식물들 그리고 제주의 현무암.

모아나 디쉬의 메인 홀.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주방 옆에 커튼으로 가려진 프라이빗한 공간!

이 공간을 보고 또다시 흥분 모드 :)

남미의 작은 바닷가에 가면

이런 분위기의 식당이 있을 것만 같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남미이지만 :)

남미가 생각난다.


이탈리아 장식 예술가 "피에르 포르나세티"의

작품들이 가득한 곳.

사랑스러우면서 신비한 공간이 되었다.


통유리 너머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제주에서도 안전하지 않던 미세먼지.

파란 하늘이 이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화나고 슬프고 그렇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누룽지 오일 파스타, 크림 파스타, 팜 커리.

크림 파스타와 팜 커리.

이렇게 먹고 너무 맛있어서

다른 메뉴 먹으러 또 갔다는 :)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를 시키려 했지만,

전에 먹었던 크림 파스타가 생각나서

이번에도 크림 파스타는 기본으로 주문 :)


오일 누룽지 파스타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하면서 중독성 있는 맛.

지금은 오일 누룽지 파스타가 더 생각난다.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린다.


맛있었던 기억.

따뜻했던 기억.

더 강하게 남는다.


세 번째, 무조건 가는 집 "카페 세렌디"


이곳은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에 있는 곳.

많은 고급 호텔들이 몰려 있는 그야말로

전통적인 제주 관광지이다.


그 속에 보물 같은 카페가 있다.

아침 일찍 8시 오픈.

간단한 브런치 하기 너무나 좋은 곳.

카페 세렌디 2층의 모습

이곳은 정말 소문내고 싶지 않은 곳이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되던 때와 비교하면

이미 너무나 빨리 유명해져 버린 곳.

그래서 아침 시간에만 간다.


기본적으로 유동 인구 많은 관광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2층의 통유리를 통해 보는 풍경.

예전 제주 하늘은 늘 이랬던 것 같은데...

이번 제주에서는 이렇게 파란 하늘이 소중하고,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에티오피아 원두로 핸드드립.

그야말로 산미 중에 산미 강하게 내려 주신다.


산미 강한 커피 주세요.
아침은 산미죠!


아침에 마시는 산미 있는 커피.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산뜻한 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

이 날은 시키지 않았지만

제주도 비트로 만든 건강 착즙 주스 강추!


건강하면서 맛있는 맛!

건강하기만 한 것은 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밖에서 내 돈 내고 사 먹기는 싫다는 :)



브런치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나의 하루가 더욱 알차졌다.


김민식 PD님의 책이 또 다시 생각난다.

"매일 아침 써봤니?"


쓰기 위해 하루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번 볼 것도 두번 보게 되고,

스쳐 지나칠 것에도

보다 오랫동안, 보다 정성껏,

나의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


뭔가 하루가 정성스러워진 느낌이다.


Ujoo 우주의 인스타그램

Ujoo우주의 브런치 구독하기



작가의 이전글 발칸 반도에 있다는데... 슬로베니아 어디 있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