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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Jul 31. 2019

정보 없는 유럽 여행기, 슬로베니아 15박 16일

여행 계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다

여행 계획이 잡히면 좋으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숙소와 비행기 티켓을 해결 한 후 

일정이 다가올수록 마음의 짐은 커져갔다.

여행 계획 짜야 하는데....

계획 하지 않고 떠나는, 발길따라 하는 여행의 매력을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을 통해 처음 체감 했다.

계획적이지 못한 나의 여행성향을 처음 받아 들였다.


슬로베니아 여행을 계획 하면서 일찌감치

약 3달전부터 비행기표는 예매를 해두었다.

이번에는 꼭 계획을 철저하게 하고 떠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하기 싫고, 귀찮다는 생각에 움직여지지 않았다.


<7월에 떠날 여행을 앞두고 5월에 작성했던 글>


여행은 할때보다 계획 할때가 더 큰 즐거움.

이것은 내게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왜 놓치 못했을까.

계획적이지 못한 성격, 즉흥적 성향을 

왜 인정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아마도 사회적 기준으로 더 선호되는 성격에 맞추느라

"난 계획적인 사람이야" 하며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나 자신을 알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 편안해졌다. 

내가 가는 일정에 중요한 축제를 놓치는건 아닌지,

미술관 특별 전시가 있는건 아닌지,

추천수 많은 맛집은 꼭 가야 하는데,

그 집에 가면 먹어야할 메뉴가 있는데,

일몰 명소로 그곳에 꼭 가야 하는데,

집에서 일찍 나서야 오늘 일정을 다 소화하는데...


이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런 모든 것을 무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지 그곳에 가서 정보를 검색하고 동선을 짠다.

떠나기전부터 계획하고 걱정하지 않을 생각이다.

현지에 가서 숙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내 눈에 좋아 보이는 브런치 카페에 들어가 

그날의 계획을 짜고 관광 정보를 검색할 것이다.



이렇게 계획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숙소의 위치.

최대한 교통이 좋은 곳, 메인 관광지나 다운타운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이동 하면서 버려지는 시간을 절약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숙소가 있기 때문에

밤 늦게 다녀도 위험하지 않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관광지 속의 숙소로 오며 가며 매일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서 15박 16일.

슬로베니아는 관광지가 대부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작은 나라이다.


밤에 다녀도 안전하며 나라가 깨끗하다.

현지인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의 나라가 유럽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숙소가 있었던 골목.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전역은 수도관 공사가 한창이였다. 

최근 몇년 사이 관광객 인구가 급증 했다고 한다.

대대적으로 도시를 재정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머물렀던 7월초부터 중순까지의 날씨는

낮에는 강한 햇살, 그리고 저녁 5시부터 7시 사이

강한 소나기가 한차례 시원하게 내린다.

그리고 다시 해가 나와 밤 9시까지도 어둡지 않다.


저녁 무렵 소나기가 내린 날이 일주일에 4번 정도 되었다.

다행히 다시 햇빛이 비추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나면

 날이 환해져서 밤의 슬로베니아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유럽 파리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결혼 직후 남편의 일 때문에 함께 파리로 건너갔다.


그 덕분에 유럽 여행을 할 기회가 많아서 규모만 다를뿐

거리 풍경, 건물 양식, 정원 형태 등 비슷 비슷한 것이 

유럽이다란 생각까지 했었다. 조금 질렸었다.

슬로베니아 여행을 하면서 "역시 유럽이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들었던 것은 "다른 유럽이랑 다르네" 였다.


유럽 여행 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편안함이 있었다.

동유럽 특유의 무뚝뚝한 사람들 표정이 있지만

막상 말을 시작 하면 너무나 소박하고 친절했다.

내가 경험한 것이 다는 아니겠지만 운이 좋았다.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를 걸으면서 만났던 건물들.

과감한 색깔을 매치하여 눈길이 가는 건물이 많았다.

서로 다른 색깔이 만나 어색하지 않고 조화로운 모습.

목적지 없이 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들.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에 더욱 신이 났다.


"Mini Theater"라고 써 있었던 건물이다.

알록 달록 예쁘게 골목을 꾸며 한동안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예뻤던 작은 골목이다.

슬로베니아 sLOVEnia.

이름만큼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나라.


내가 어떤 새로운 경험에 도전 하는 것은

"한번 경험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또 한번 더 하고 싶은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의미에서 슬로베니아는

무조건 또 가고 싶은 그룹에 넣어두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계절, 겨울에 꼭 가보고 싶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 머물며 약 8개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녀왔다. 모두 도보 가능.

미술관과 박물관 규모가 반나절 정도 

구경 하고 점심이나 저녁을 먹기에 딱 좋다.

아주 유명한 작품은 없었지만, 슬로베니아 특유의 미술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전시였다.

슬로베니아의 한 미술관을 다녀와서 영감을 받아

숙소에서 그림을 그렸다.

힘들고 복잡했던 과거를 갖고 있는 슬로베니아.

어두웠지만 그만큼 아름다웠다.

 내가 갖고 있는 동유럽에 대한 선입견은

무뚝뚝한 사람들, 그리고 험상궂은 그래피티.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도 곳곳에 

어두운 낙서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알록 달록 예쁜 벽화도 많다.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만 

2주 넘게 머물다 온 여행이니

아쉽지 않게 다녀왔다 생각했다.

하지만  슬로베니아는 계속 생각이 난다. 


여행 계획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면,

하지만 떠나고 싶은 곳이 유럽이여야 한다면

슬로베니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계획 없이 떠나도 괜찮은, 슬로베니아.



<마음터치 우주 그림>

<마음터치 우주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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