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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Feb 12. 2020

모든 곳이 작업실이 되는 작가 일상

여행 보다는 낯선 곳에서의 일상 

스웨덴 스톡홀름 25일차 일상 기록

1월 19일에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한국 4월말 전시와 7월 개인전 일정이 있어서

떠나기 직전까지도 사실은 고민을 했다

스톡홀름행을 해도 되는것인지...

얼마나 머물다 오는게 좋을지...


한국에 두고와야 하는 나의 일상과 루틴들이 

마음 한쪽 구석에 자리 잡아 편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이곳 생활이 마냥 평화롭고 좋다.

나는 단순하고 빠른 적응의 동물 :)


여행을 왔다는 기분 보다는 일상을, 

늘 해오던 작업을 낯선 곳에서 이어가고 있는 기분

 어렸을때는 여행을 좋아했다.

대학교때 같이 유럽 여행을 가기로 한 친구가

사정상 함께 가지 못하게 되었을때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40일간 혼자 유럽을 여행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향이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라도 더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분주한 마음으로 알차지만 피곤한 하루를 보내기 보다는

늘 해오던 일상을 낯선 환경에서 똑같이 살아보는 

경험들이 훨씬 더 좋다.

즉, 집순이 모드로 낯선 곳에 있어보기 :)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 가면서 

 낯설고 새로운 것이 주는 자극의 즐거움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현지인이 이용하는 장바구니를 들고 

현지 식재료로 아침, 점심, 저녁을 요리해 먹고

늘 해오던 것처럼 집순이로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에 틈틈이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전통 음식이나 맛집으로 외식을 하며 보내는 일상

늘 해오던 것을 낯선 곳에서 해보았을때

내가 해오지 않던 방식으로 다른 결과를 도출해 내는

그 계획되지 않음의 창작이 좋다.


내 자신에게 뭔가 새로움을 기대하는 기분

낯선 곳에서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기분

낯선 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그 낯선 기분에 중독된다.


디지털 페인팅으로 그림을 시작 했다.

작년 9월부터 순수회화 캔버스 작업을 시작 하면서

디지털 기기로는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밤늦게 끝내지 못한 캔버스가 언제나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상황은 처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삶의 균형이 무너질 정도의 몰입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행복한데 힘든 느낌

힘든데 행복한 느낌


24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유 앞에서

나는 나의 약한 의지에 대해 

또 다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왜 나는 적당히 조절을 하지 못하는걸까

왜 잘못된걸 알면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걸까


외주 작업을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아무도 마감 날짜로 숨통을 조이는것도 아닌데

난 나 스스로 그렇게 못살게 굴며

행복하면서 힘든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집이 작업실"인 환경은 내게 한없이 행복한 일이면서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게 하는 괴로운 조건

삶의 균형을 최고조로 깨뜨려가고 있을때

나는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왔다


전날 밤 마무리 되지 않은 캔버스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운 일상이 내게 주어졌다

그림은 그래도 그려야 살기에 아이패드는 가지고 왔다


아이패드로 그리는 디지털 페인팅은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쉽고 빠르게 만들어준다


스톡홀름에 와서 순수회화 캔버스 작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 그 어느때보다 

다양한 창작을 하게 되었다.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업로드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영상을 만들게 되었고

잠시 떠나 있던 디지털 페인팅도 다시 하게 되었다.


시간이 있다고 하루 종일 매달려서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육체적으로 괴롭게 되는 일도 없어서 좋다.


환경이 바뀌니 나도 바뀌었다.

왠지 뭔가 딱 북유럽스럽다.

휘게, 얀테의 법칙...

휘게(덴마크어·노르웨이어: 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노르웨이어 명사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서 '율레휘게'(Julehygge)는 "크리스마스에서 오는 행복"을 뜻한다. 혹은 휘게라는 단어 자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특별하거나 지나치게 뛰어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주로 덴마크나 스칸디나비아 지역 등 북유럽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다. 이는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얀테의 법칙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 남들을 비웃지 마라
- 누군가 당신을 걱정할거라 생각하지 마라
- 남들에게 뭐든 가르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유튜브 영상 편집은 귀찮고 재미 없는 작업일줄 알았는데

직접 해보니 영상 편집만의 재미와 매력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재밌는 일이 참 많다
배우고 싶은 것도 참 많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영상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둬두고 내가 원하는 것만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쾌감

이 정도가 초보 유튜버가 느끼는 유튜브의 매력이다

구독자도 별로 없고 조회수도 없는데 이토록 재밌다니...


스웨덴 스톡홀름은 한국 겨울보다 따뜻한 곳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눈을 실컷 보게 될줄 알았는데

단 하루도 눈을 보지 못했다ㅠㅠ

밤이 길고 겨울이 긴 나라 스웨덴


25일전 내가 도착했을때 일몰 시간은 3시 40분이였다

25일이 지난 지금 일몰 시간은 4시 32분

일몰 시간 이후 2시간 정도는 어둑 어둑함을 유지하니

해가 짧아 견디기 힘들정도로 나쁘지는 않은것 같다


밤이 되면 예쁜 조명들이 햇살을 대신 하니 

낮과는 다르게 예뻐지는 도시 스톡홀름이다

- 스톡홀름 25일에 대한 일상 기록 -


일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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