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서늘하게 불던 날
사실 나는 네가 떠올랐다
사라져 가는 그림자 뒤로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루처럼 날리던 그날
먹기 싫은 음식을 삼키듯
말을 꿀꺽 삼켜낸다
무엇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네게
진실은 먼지처럼 의미가 없다
믿고 싶은 대로 그리하여라
너는 나를 계속 오해하여라
함께 보낸 회색의 시간들은
가루처럼 바람에 날려 보내고
진실도 흩뿌려 바람에 사라진다
<잘 그릴 수 있을 거야 색연필화> 출간작가
[자명(慈明): 사랑으로 밝게 비추다] 일러스트레이터·화가·시인 김예빈. 시詩를 쓸 때는 글자로 그려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