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어떻게 하게 되는가

by 자명

오래전에 사촌언니가 결혼을 할 때 나는 언니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언니, 결혼은 어떤 사람이랑 하게 되는 걸까?"

언니는 대답했다.

"결혼준비가 되었을 때 만나는 사람"


그 당시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내가 결혼을 하니까 이제는 알겠다.

각자가 여러 가지 이유들로 누군가에게 마음이 생기고 그 사람과 연애를 한다. 그러나 연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결혼으로 이어지는 단계는 무엇이 다른 걸까'에서

언니의 대답은 정확한 답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경제적인 준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언니의 말을 더 쉽게 표현한다면 '~하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지 않는 상태의 사람인 것이다.


어릴 때는

"우리 어른이 되면 결혼하자"


학생 때는

"우리 졸업하고 취업하면 결혼하자"


사회에 나와도

"자리 좀 잡으면 결혼하자"

"돈을 더 모으면 결혼하자"

"3년 뒤에 결혼하자"


이런 '~하면'이라는 전제조건 속에서 결혼은 항상 막연한 '미래'의 일이 된다.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결혼이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벌어지는 '현재'가 된다. 아무 전제 없이 그냥 "결혼하자"라는 말을 하고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그래, 상견례 언제 할지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그래, 우리 모아둔 돈이 얼마지? 집은 어디로 할까?"같은 대답으로 미래가 아닌 현재형으로 벌어지면 갑자기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진행이 되고 중간에 삐걱대지만 않는다면 결혼준비는 일사천리로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서 눈떠보면 어느새 기혼자가 되어있다.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결혼은 '미래의 계획'을 말하는 사람이 아닌 '현재의 계획'을 말하는 사람들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결혼이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재 일어날 일이 되면 결혼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