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가르쳤던 어떤 아이가 갑자기 생각난다.
7살 남자아이였는데 분홍색과 보라색이 제일 좋아하는 색이라고 했었다.
어느 날, 그 아이는 수업시간에 내게 말했다.
"선생님 저 이제 분홍색 안 좋아하려고요."
"응? 갑자기 왜?"
"유치원 선생님이 그러는데 분홍색은 여자색이고, 파란색은 남자색이래요. 그래서 저는 이제 파란색 좋아해야 돼요."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나는 아이에게 말해줬다.
"OO아, 겨울왕국 혹시 봤어?"
"네!"
"엘사가 입은 드레스는 무슨 색이게~?"
"하늘색"
"그렇지. 엘사는 하늘색 드레스를 입었는데 그럼 엘사는 남자일까?"
"아니요"
"OO이가 분홍색이 좋으면 분홍색을 좋아해도 돼."
"진짜요? 저 분홍색 좋아해도 돼요?"
"응~ 선생님 필통도 파란색인걸~"
"우와 신난다~ 여기 꽃 분홍색으로 칠할 거예요."
"응~그래~"
어쩌면 어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에 가둬놓는 교육을 하는 중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