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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of sea

바다의 시선, 빛의 숨결

by 자명

사람들은 바닷속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시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물결 너머의 태양의 빛이 스며드는 그 아름다움에 대해 말이다. 바다는 그 깊이에 따라서도, 지역에 따라 눈에 보이는 색이 다르다. 우리나라 동해바다는 짙은 인디고블루 느낌인데, 나는 그만큼 빛의 존재가 더 강하게 다가왔다.


Light of sea(캔버스에 아크릴물감, 2018. 김예빈 作)
앙데팡당KOREA피카디리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상


누군가는 나의 바다그림에 대해서 '물고기의 시점에서 보는 바다 같다'라고도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말도 그럴듯하다. 바다생물들의 입장에선 그들이 있는 공간이 물속이니, 당연히 그런 시점일 테니까.


바닷속에 스며드는 빛은 따스한 온기를 주기도 하고, 밝은 시야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바닷속이 더 잘 보이고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가 조금은 덜 차갑게 느껴진다. 빛은 어둠을 밝히는 존재이자, 차가움을 따뜻하게 해주는 위안이 되며, 한편으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이전의 다른 작업과는 달리 'Light of sea'를 그리는 작업은 오롯이 빛에 집중했다. 아무것도 없는 고요함 속에서 한줄기 새어 들어오는 빛은, 천상의 목소리를 닮았다.


어떤 분은 내게 '보통 바다를 그리면 바다 위를 그리는데 바닷속을 그리는 화면구도가 독특하다.'라고도 하셨는데, 나는 바다 위의 풍경보다 내가 내 몸을 맡겼던 바닷속이 더 흥미롭다. 태초의 시작은 바다에서부터였단 이야기가 있다. 사람은 자궁 속 양수 안에서 시작된다. 피부에 닿는 물의 촉감은 낯설지 않고 익숙하다. 나는 수영을 잘하지 못하지만, 물이 피부에 닿는 감각이 좋다. 샤워할 때도 물의 감촉을 오래 느끼고 싶어 하는 나로서는, 스노클링을 할 때 자연스레 바닷물이 주는 그 편안한 느낌에 오래 머물렀던 것 같다. 바닷물이 피부에 닿는 느낌은 낯설지 않고 포근한 양수 속 같다고 느꼈다. 때론 나 자신이 바닷속에 잠기는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야광 그림이라서 밝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어두운 곳에서 보이는 모습이 하나에 담겨 있기에 위의 첨부 이미지 2장이 그림 한 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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