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망아 안녕...
꼬망이가 떠나기 하루 전날 밤.
걷지도 못하는 애가 통증 때문에 아픈 건지 뭔지 자꾸만 몸을 스스로 일으켜 세워 앉아있길래
"꼬망아, 힘든데 편하게 누워있지. 많이 아파? 꼬망이는 혼자 아니고 옆에 언니가 같이 있지? 여기 언니 있지? 꼬망이랑 이렇게 같이 있어." 하면서 꼬망이를 품에 안았는데, 그날따라 꼬망이는 나를 빤히 한참을 보더라.
뭔가 눈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한참을 그렇게 보길래 쓰담쓰담해주면서
"우리 꼬망이가 왜 이렇게 오늘따라 빤히 보나~ 꼬망아, 와줘서 고맙고 많이 행복했어. 다음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언니 딸로 와. 오래오래 볼 수 있게.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사랑해."라고 말해줬다.
꼬망이의 눈빛은 꼭 내게 "그동안 고생 많았어. 고마워."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불안해서 혹시 내가 자는 사이에 꼬망이가 떠나버릴까 봐 잠을 못 자고 계속 심장소리를 계속 확인했다.
그리고 다음날,
남편이 출근하면서 꼬망이에게 "맘마 잘 먹고 있어~ 갔다 올게~"하고 출근했다.
나는 남편이 출근한 뒤, 꼬망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꼬망이를 안았다. 꼬망이는 밥을 혼자 먹지 못해서 주사기로 급여해야 되기 때문에 안고 주사기로 먹여야 해서 계속 그렇게 밥을 먹여왔다.
꼬망이에게 밥을 먹였는데, 평소처럼 흘리지 않고 다 먹더라.
"우와~ 우리 꼬망이 잘 먹네~ 아구 예뻐라~ 우리 꼬망이 많이 사랑해~"라고 말해주고 계속 안고 있었다.
안고 있은지 1~2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 갑자기 다리를 기지개 켜는 것처럼 쭉 뻗어서 "어? 얘가 왜 이러지?" 했는데 이내 축 늘어졌다.
순간 느낌이 싸해서 심장소리를 확인했는데 콩닥콩닥 뛰던 그 작은 심장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믿기지 않아서 여러 번 재확인하면서 아니라고 아니라고 현실을 부정하면서 펑펑 울었다. 그렇게 내 품에서 꼬망이는 떠났다. 내가 주는 밥을 기특하게 다 먹고 그렇게 갔다.
출근했던 남편은 다시 집으로 왔다. 차갑게 식어가는 꼬망이를 보며 남편은 맘마 잘 먹으랬더니 진짜 잘 먹고 갔다며 울었다. 엄마, 아빠, 동생들에게도 전화해서 모두가 왔다. 함께 울었다.
반려동물이 하늘로 떠난 이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개, 고양이인데 뭘 저렇게까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이 아니라서 다를 것이라는 그 착각. 10년 넘게 한 집에서 같이 자고, 같이 놀고 함께 생활하면서 지낸 그 아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겐 자식이 된다.
사람이 아니라서 다를 것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사람인 자식도 잃고 반려견도 잃고 둘 다 경험했다. 지난 5월 아기가 떠났고. 엊그제 9월 30일에는 13년을 함께한 반려견 꼬망이마저 떠났다. 둘 다 잃어보니 똑같은 자식 둘을 잃은 느낌이더라. 그 고통의 크기는 똑같다. 자식이 둘이었는데 첫째도 죽고 둘째도 죽은 느낌이다.
키우던 반려견까지 셋이서 살다가 아기가 생겨서 네 가족이 되어 기뻤는데, 둘 다 떠나고 나와 남편만 남았다. 그렇게 우리는 자식을 둘이나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