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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늦가을

by 자명

휘몰아치던 폭풍우 같았다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지나고
가을 색을 한껏 물들인 나뭇잎과
추워진 가을바람이 나를 스친다

떠나버린 열매들의 빈자리를
바람이 낙엽을 날리며 매운다
비어있지만 비어있지 않게
공허에 닿은 낙엽의 위로

폭풍우의 자리에
고요한 낙엽이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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