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다니던 미술학원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매일 그림연구작을 그리느라 피곤함에 녹초상태였다.
학원에 가면 항상 널브러진 그림들 사이로 책상 위에 뻗어서 자고 있는 선생님을 봤다.
"선생님~!!"
"(자다 깨며) 어 왔니 시간이 벌써 그리됐나"
"또 밤새셨어요?"
"그렇게 됐네"
"선생님 안 힘드세요?"
"힘들지"
"그렇게 힘든데 선생님은 그림을 왜 해요?"
"좋으니까 하지. 내 여자친구야 그림이"
"뭐야..."
"됐고! 그만 떠들고 가서 그림이나 그려"
그 당시는 그 말을 그냥 허튼소리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니까 알겠다. 선생님은 그림을 정말 많이 사랑하셨다. 그래서 힘들어죽겠는데도 그림이랑 못 헤어지는 거다.
내게 큰 이익을 주지 않아도 괜찮고,
힘들어도 괜찮은,
그래도 좋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사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