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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주 Jan 22. 2022

귀가 얇아 화이자 3차 맞고 옴

화이자 3차 백신


화이자 3차 백신을 맞았다. 원래 이렇게 일찍(?) 맞을 생각은 없었다.


2차 백신을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작년 10월), 3차는 유독 더 몸이 아프다는 후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2차 때보다 훨씬 망설여졌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님이 슝- 맞고 오시고, 오빠네 부부도 접종을 완료하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맞은 친구들도 하나둘씩 맞고 오니 덩달아 어, 그럼 나도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귀가 얇다 못해 없는 편...) 근데 또 부작용 이야기를 들으면 좀 더 기다려 볼까 하는 마음이 들고. 인명은 재천이다 생각하면서도 그 '재천'이라는 게 이왕이면 좀 더 먼 훗날의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욕망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적거나 없는 줄 알았는데, 웬 걸. 백신 맞을 때마다 체감하는 지독한 생존 본능. 휴! 훌륭하다, 훌륭해.  


그렇게 나는 20일 정오에 자연스럽게(?) 화이자 3차 백신을 맞게 되었...


개인 병원 접종은 처음이었는데, 공식 접종센터보다 훨씬 자세히 설명을 해 주고, 차근차근 진행이 되어 개인적으로는 만족감이 더 컸다. 원장님이 직접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주사를 놔주셨다. 1, 2차 주사는 별로 안 아팠는데 3차는 왠지 좀 더 찌릿한 느낌. "저는 선제적으로 타이레놀을 미리 하나 드시기를 추천합니다." "옛? 안 아파도 먹을까요?" "저는 그걸 권해 드려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은 이미 약국에 가 있었다. 타이레놀, 타이레놀, 타이레놀... 생존 본능 역시 훌륭...


현재 백신을 맞은 지 3일이 되었고 몸은 거의 다 회복되었다. 이틀째에 약간의 두통과 묵직한 피로감, 주사 맞은 곳에 통증이 있어 밤에 타이레놀을 하나 더 먹었다. 2차 때는 이틀 동안 몸살을 앓았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가볍게 지나간 것 같다. 오늘 피로감도 꽤 가시고 괜히 기분이 좋아서 발랄하게(?)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로 된 냄비 뚜껑 하나를 와장창 부순 것 빼고는(백신 부작용 중 주의력 결핍이 있었는지 찾아봐야겠다) 매우 바람직한 생활을 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


4차 백신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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