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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청예 Dec 16. 2019

스페인 예술 탐방_바르셀로나 1

구엘공원에서 가우디의 곡선 맛을 보다

스페인, 시각의 유토피아

지난 예술의 낙원

피카소와 가우디의 고향으로 떠나다



좋은 기회가 있어 지인들과 함께 스페인의 3지역 바르셀로나, 세비야, 마드리드를 탐방하고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관심있는 예술, 미술을 잔뜩 느낄 수 있어 너무나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스페인을 떠나고자 하신다면 저의 글을 읽어보시면 사전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혹은 미술이나 예술작품을 관람하고 싶지만 지식이 부족하여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모르는 분들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거예요. 왜냐면 제가 그렇거든요. 저는 한번도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적 없이 마냥 즐거워만 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무엇을 즐기고 돌아왔는지 구경해보신다면 "어? 이정도는 나도 느낄 수 있겠는걸?" 생각이 들면서 스페인의 예술이 더 가깝게 느껴지실거예요!




바르셀로나 1편_가우디와 구엘공원



터키항공을 이용해서 장장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했습니다. 항공하면 또 기내식을 빼먹을 수 없겠죠? 터키항공의 기내식 수준이 꽤 높다하여 상당히 기대가 됐습니다. 그리고 직접 만드는 홈메이드 레몬주스가 있으니 꼭 먹어보라는 글을 보아서 레몬주스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터키항공의 시그니처 음료인 프레시 홈메이드 레몬주스와 비빔밥


저의 경우에는 첫번째 기내식에서 비빔밥을 주문했는데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비빔밥과 비교해보았을 때 부족함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고기 고명도 많고 함께 나온 백김치의 식감이나 맛도 한국인을 고려하여 매우 흡족스러웠어요! 참기름과 벌꿀에 모두 한국어가 적혀있는 걸 보아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비행기의 경우 철저히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


레몬에이드 주스 같은 경우는 닷맛이 적고 상큼한 맛이 강하며 민트를 넣어 민트와 레몬향이 조화로웠어요. 하지만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었고 민트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불호할 맛이더군요. (저는 민 트 조 아)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서 출국편 비행기의 경우 앞쪽자리에서 미리 동이 나버렸습니다 (....)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외국인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아 양껏! 마셨답니다. 호예~



숙소 작은방의 시티뷰 전경


우리는 총 5명이서 여행을 왔기에 짐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인간들의 양감보다 캐리어의 양감이 더하게 느껴졌던 여행 (...) 그래서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시티뷰는 처음봤어요. 저는 유럽이라고는 터키와 그리스밖에 다녀오지 않았는데요, 인터넷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한국 게스트하우스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 기본적인 모든 도구가 완비돼있고 청결하며 대리석 식탁이 있음에도 매우 저렴한 방이었습니다. 제 자취방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농담아님)



바르셀로나에 처음 도착해서 본 전경들


바르셀로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더군요. 동양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에, 모든 것이 유로피안이었기에 너무나 신기했고 또 경외스러웠어요. 유럽땅에 발을 딛은 작은 아시안....은 끊임없이 입을 떡 벌리고 o0o이 표정으로 연신 아이폰의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매우매우 아름다웠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인 도심마켓


제 얼굴을 가리고 싶었지만 브런치 플랫폼이 익숙하지 않아 그냥 올리는걸 이해해주세요. (눈물) 바르셀로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광장에 열린 마켓에는 온통 크리스마스 물품들이 즐비했어요. 너무 예뻤고 하나하나 아기자기했기에 지갑을 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한번 돈을 쓰기 시작했다간 거기에서 가산탕진할 듯 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예예. 그래서 가우디 얘기는 언제 하냐고요? 지금부터요!

 


1) 까사바토유

바르셀로나의 대표적 건축물 까사바토유


먼저 방문한 것은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까사바토유 입니다. 가우디가 만든 건축물입니다. 보통 '가우디투어'로통칭되는 4대 장소 (까사밀라 까사바토유 구엘공원 사그리다파밀리아) 중 하나입니다. 입장료를 지불하면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느낀 점은 바로바로!


와! 스페인!! 건축 유산도 대중교통으로 뚝딱간다!! 입니다. 너무 신기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유적지나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사원 등은 산초입에 위치해서 한참을 구불구불 가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르셀로나의 방문지는 교통으로 찾아가기 정말 쉽습니다. 까사바토유 같은 경우에는 그냥 도심한복판에, 근처에 현대적인 샵이나 일반 가게들과 함께 위치해있습니다. 대박신기!! 까사바토유는 가우디의 건축양식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어 즐겁습니다. 가우디의 양식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징으로 요약되는데요.


1. 자연에 대한 찬미 : 곡선으로 이루어진 건축물

2. 색채에 대한 찬미 : 형형색색 아름다운 컬러들

3. 섬세에 대한 찬미 : 바닥보다 아름다운 천장들


까사바토유의 사진을 한번 보시겠어요? 건물 외관부터 상당히 곡선이 많습니다. 창틀도, 외곽도 모두 구불구불하지요. 가우디는 곡선을 사랑했습니다. 자연적인 요소에는 그 어떤 것도 직선이 없다는 점에서 가우디는 자신의 건축물에 무조건적으로 곡선을 넣었습니다. 본인이 만들어낸 창작물 그 자체가 자연의 한 요소가 돼 아름답게 흡수되도록 말입니다. 고딕과 바로크 양식이 함께 살아있는 스페인 거리에서 가우디의 곡선은 더욱 아름답게 군계일학으로 빛이 납니다. 또한 저 색감을 보세요.  청색과 녹색이 어우러져 꼭 혼자서만 여름같네요. 마치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듯 알록달록 예쁘답니다.



2) 구엘공원

구엘공원으로 향하는길 가볍게 입어야만 한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가우디 투어의 핵심이기도 한 구엘공원입니다. 구엘공원은 제가 생각한 일반적인 유적지처럼 산의 초입같은 높은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래서 저기까지 가는 길이 매우 힘듭니다. 헉헉 (...) 경사가 높은 길을 도보로 걸어가다보면 12월의 계절에도 땀이 송골송골 났습니다. 하지만 같이 가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보면 금방 도착하는 길입니다. 이국적인 나무들과 돌담, 높은 빌딩하나 없는 탁트인 절경이 펼쳐져있습니다. 근처에는 학교가 있는 것인지 아이들의 소리도 많이 들립니다.


구엘: 나의 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빵빵한 집을 만들어주셈
가우디: ㅇㅋ 이게 다 니집임
구엘: 헐 쩔어ㅋ 역시 님짱임 후원하길 잘했음ㅎㅎ


구엘공원의 '구엘'이란 가우디에게 이 건축물 의뢰를 맡긴 사람 이름입니다. 즉 이 공원은 구엘이 가우디에게 의뢰한 어마어마한 사유지입니다. 구엘은 재력가로, 이 건축물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부동산 재산으로 쓰는 것 처럼요. 하지만 이 건축물은 팔리지 않았고 결국 구엘과 가우디가 그냥 살았다고 하네요 (...) 그런데 왜 '공원'이 됐을까요? 나중에서야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구엘백작으로부터 구매를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공원으로 발전시켰다고 해요 :D 처음에는 누군가의 사유지였던 구엘별장, 구엘리조트였던 셈이죠.


구엘공원에는 기념품 상인들이 많다


구엘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어김없이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주로 새모양의 물피리, 리자드(도마뱀) 기념품, 마그네틱, 부채, 악세사리 등을 판매하는데요. 팁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절대 절대 제값주고 사지마세요. 저는 흥정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제값에 몇점 구매를 했는데 가격이 쉽게 훅훅 떨어지는 걸 보고 크게 후회했답니다. 상품에 따라 1~10유로까지 다양한데 마음만 먹으면 1+1에 반값은 기본으로 칠 수 있겠더군요. 실제 제 대화중 하나를 올려드릴게요.


상인: 리자드 모형 하나에 5유료, 사셈!!
나: (이미 다른 상인에게 산 뒤) 헐.. 여기가 더 싸네ㅠ 그런데 나 이미샀음ㅎㅎ
상인: 그럼 미니 리자드 1+1에 5유로로 줄게, 사셈!!
나: ??? 이미 딴데서 샀다니까 ???
상인: 아 좋아 그럼 미니 리자드 1+1에 4유로 어때?
나: 저기요.. 같은걸 샀다니까요;;;


구매한 리자드를 보여주니 가격이 더더더 떨어집니다. 안산다라고 말하기 전까지 가격은 쭉쭉 내려갑니다. 함께간 지인은 초입에서 새모양의 물피리를 하나 샀는데, 뒤쪽에서 또 물피리 영업을 하길래 직접 가방에서 꺼내 "나 이거 있지롱ㅋ"하는 표정으로 물피리를 불어주니 그제서야 "아아!"하면서 포기하더군요. 유쾌했습니다. 리자드에는 작게 '바르셀로나'라고 영어로 적혀있으니 기념품으로 한두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가우디 구엘공원의 양식을 차용해서 알록달록한 물품들이 많습니다.


구매한 리자드 자랑샷


저 분홍색 친구가 가장 특대사이즈의 리자드이고 7유로 입니다. 저는 호구입니다. (흑흑) 참고로 미니 리자드를 먼저 샀었는데 꼬리들고 뱅뱅돌리다가 박살이 나버려서 더 큰 녀석으로 다시 샀습니다. 알록달록 리자드 색깔이 많으니 원하는걸로 구매하세요. 리자드는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의 가우디 양식을 대표하는 상징물라고 합니다. 부엉이와 함께요! 그래서 유독 리자드와 부엉이를 소재로한 기념품들이 참 많습니다.


구엘공원의 대표적인 건축물 2개의 모습


'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다녀와썽~ㅎㅎ'하고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꼭 나오는 건축물 사진입니다. 이 건축물이 바로 구엘공원의 대표이자 실제 관광안내 팜플릿 표지에도 그려진 것들입니다. 역시 가우디답게 마치 모자이크를 연상케하는 타일형 장식과 곡선이 눈에 띕니다. 참고로 오른쪽의 가게 1층에는 기념품 샵이 있습니다. 고층빌딩 없는 바르셀로나의 시원시원한 전경에 우뚝 솟은 기둥이 예쁩니다. 이게 구엘리조트였던 과거를 상상해보면 정말 부럽네요. 구엘과 가우디는 여기서 매일매일을 살았을테니까요. "아... 왜 뼈빠지게 만들었더니 저택을 왜 아무도 안사냐..." 라는 걱정도 있었겠지만.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즐비함


현재까지 11개국을 방문했는데 여행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인 중국인 어딜가나 잔뜩이다!!"라는 점인데요. 여기는 평일에 방문에서인지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지 않았습니다. 중국인도 별로 없었어요. 같은 유럽인이나 서양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네요.


스페인에 가시면 실외에선 하늘을 실내에선 천장을 꼭 보길


가우디 건축물의 천장 모습입니다. 천장조차도 마치 하늘의 구름을 담은 듯 곡선으로 이루어져있고 개성적인 색채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름답지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을 말해주자면 천장을 지지하고 있는 저 기둥 역시 수직의 직선을 탈피하여 사선으로 약간씩 기울었습니다. 자연을 사랑한 가우디는 공간을 지지하는 기둥에서까지 곡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셈이지요. 기울어진 기둥의 모습은 직접 방문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꼭 피사의 사탑 같아요. 물결치는 외벽과 돌을 쌓아만든 건물들 그리고 곡선! 가우디의 디테일이 살아있답니다.


구엘공원 포토존


누가 브런치 사진에 얼굴 블러처리 할 수 있는 기술을 알고 계시다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급함) 구엘공원의 쏘 핫 울트라 슈퍼 관광 핫스팟 포토존은 유료입니다. 금액을 지불하면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데 총 4개로 이루어진 벤치가 있어요. 그 벤치에 앉으면 사진과 같은 구엘공원의 전경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시간제한 없이 즐길 수는 있으나 재입장이 불가합니다!


사랑하는 다프트펑크 오피셜 굿즈 자켓과 함께


저는 다프트펑크의 오랜 팬인데요. 꼭 스페인에 갈 때 굳이 저 자켓을 입고 싶었습니다. 별 이유와 연관성은 없습니다. 참고로 첨부된 모든 사진은 아이폰 11 프로의 후면 캠으로 찍었으며 이 사진은 와이드 앵글 기능을 사용한 사진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없어서 (눈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 사진은 아이폰 자체의 보정기능으로 색채와 명암, 그림자, 밝기를 일부 보정한 사진입니다. 조작미숙으로 조금 어둡게 나와서 실제와 가장 가까운 색감으로 재현했어요. 저 색채가 제가 직접 눈으로 보았던 색채와 가장 유사합니다.


어떻게든 리자드를 자랑하고 싶은 빅리자드 옆 한국인


현재 구엘공원 건물 중 일부는 보수 공사가 한창 중입니다. 바로 이 빅 리자드 분수? 셈? 뒤의 건물이지요. 공사중이 아니었다면 더 넓은 화각으로 이쁜사진을 찍었겠지만 뭐 괜찮습니다.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구매한 핑크 리자드에 '구엘이' 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큰 구엘이 옆 작은 구엘이 자랑샷입니다.


돌을 쌓아올린 건축물 큰돌과 작은돌의 디테일


가우디는 아마도, 높은 확률로 변태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모든 건축양식들이 이렇게나 아름다울리가 없습니다. 돌의 크기와 모양을 구분하여 쌓아올린 이 곳 내부에서는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작은 동굴 같아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흙색과 맑은 공기가 더해졌습니다. 여기서 살았다니 맨날 여기서 놀았다니!! 너무너무 개쩌는 인생같지만 사실 가우디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갑자기 웬 쌩뚱맞은 비극 공개냐구요? 그 비극은 가우디의 평생 명작이자 스페인의 자랑스러운 대표 건출물,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소개하는 편에서 알려드릴게요.



도저히 얼굴 꼴을 보기 힘들어 억지로 크롭한 사진


이렇게 구엘공원 편을 마칩니다. 구엘공원은 자료도 정보도 많으니 포털에 조금만 검색해보셔도 무엇을 봐야하는지+어디에 감동을 느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본것만 못하지요. 직접 다녀온 후에 느낀 점이 있다면 "와 구엘공원! 최고의 공원! 비트! 리듬! 소울! 다 살아있다." 입니다. 서문탁 아니고요. 아무튼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관광이었습니다. 가우디와 구엘의 오랜 시간이 깃들어있는 건축물에서 자연을 사랑한 가우디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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