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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청예 Dec 18. 2019

스페인 예술 탐방_바르셀로나 2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MACBA에서 해방감을 느끼다

스페인, 시각의 유토피아

지난 예술의 낙원

피카소와 가우디의 고향으로 떠나다


1화에 이어서 이번편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MACBA를 소개해드릴게요. 뮤지엄 패스가 있다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상설/특별 전시 확인 후 방문해보는 걸 추천해드려요.





바르셀로나 2편_MACBA 현대미술관



사실 1편에서부터 사진이 찍힌 순서대로 포스팅되지는 않았어요. 제가 쓰기 편하게끔 배열하느라 조금은 시간이 뒤섞였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맞춰서 쓰면 오히려 제 의식의 흐름에 방해가 되거든요 (...) 생각의 흐름에 맞게끔 사진이랑 이야기를 적는 것이 더 글쓰는데 좋은 것 같아요. 제 편의대로 쓰겠습니다. 핫핫;


바르셀로나의 광장 비둘기가 매우 많음


이전 편이 가우디의 구엘공원과 까사바토유를 통해서 아름다운 스페인 건축양식을 했다면 이번에는 미술관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화가들 피카소, 프란시스코 고야, 살바도르 달리, 벨라스케스가 모두 스페인 출생입니다. 그래서 스페인에는 유명한 미술작품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한 프라이드와 국가적인 애정도 당연 높습니다. 스페인에 왔으니 미술 작품 관람을 꼭 해줘야겠죠? 세계 3대 미술관인 프라도 미술관도 스페인에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뮤지엄 패스를 구매하면 여러곳의 미술관을 저렴하게or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로컬 식당인데 정말 맛있었음! 중간 사진은 괜히 한번 넣어봄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미술관에 가기 전에 먼저 식사부터 합니다. 샹그리아와 빠에야, 스테이크를 먹었는데요 대체적으로 음식은 맛이 있으나 매우 짭니다. 같이간 일행중 한 명은 너무 짜서 하몽같은 건 도저히 못먹겠다고 (...) 한 경우도 있었어요. 스페인의 음식이 짠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스페인은 매우 건조한 기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아서 온난건조하죠. 그래서 땀을 한번 흘리면 속절없이 호로록 다 말라버려 체내의 염분을 쉽게 빼앗긴다고 합니다. 이를 보완해주기 위해서 음식에 염분을 때려박은 (...) 거라고 하네요. 대신 이에 대한 보상현상(?)으로 오렌지, 레몬 등의 과일은 매우 상큼합니다. 실제로 스페인 길거리에서는 쉽게 오렌지 나무를 볼 수 있으며 레몬맥주 끌라라가 매우 유명합니다.


주모 여기 끌라라 추가요!


식당 어딜가든 끌라라 맥주를 팝니다. 메뉴판에 없다고요? 없어도 말하면 줍니다. 우리도 갈때마다 주문해서 먹었어요. (메뉴판엔 대부분 없었어요.) 술을 싫어하다 못해 술 근처에만 가도 얼굴이 빨개지는 저에게도 끌라라는 매우 맛있는 맥주였어요.



1) MACBA 현대미술관


자유분방한 청년들의 모습이 미술관의 풍경에 녹아있음


배가 든든해졌으니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으로 떠나봅시다. MACBA는 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의 약자로 그냥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의 약어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미술관의 정면 광장이 경사져있는데 여기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보드를 타고 있어요. 오른쪽 사진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 많은 젊은이들이 바닥에 앉아서 보더들을 구경하거나 대기하고 있어요. 밤이 되면 이 보더들은 더 많아집니다. 모두 자유롭게 횡단운동을 하며 놀고 있어요. 그 모습에서 알게 모르게 해방감이 느껴지더라고요.


미술관 내부는 하얀 페인트칠로 채워져있고 지그재그 경사길로 건축돼있음


미술관의 내부에도 자유롭게 모델 포트폴리오를 촬영하는 청년을 볼 수 있었어요. 맨 왼쪽에 엉성한 포즈의 쟤는 아니고요 (...)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숙하고 격식있는 미술관과는 달리, 젊은이들이 매우 많고 시원한 보드타는 풍경으로 꽉 채워져있어서 자유분방하고 멋있었어요. 날씨가 좋아서 기분도 더 좋았고요.


TAKIS 전시


이날 1층의 1전시실에서 보았던 전시는 TAKIS 전시입니다. 2020년 4월 19일까지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이에요. 타키스 작가는 사실 처음 들었기에 매우 생소한 사람입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Electromagnetism' 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Electromagnetism(일렉트로마그네티즘)이란 '전자기학' 의미를 가졌는데요. 문과인 제 입장에서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흐르는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형상화한 예술입니다. 아니 이게 다 무슨소리야. 뭐가 이렇게 어렵냐고요? 그러면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볼게요.


전자, 자기장, 전류 = 눈에 보이지 않는 것 BUT 반드시 존재하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서 보이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색도 성별도, 형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보이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

"I would like to make invisible this invisible" (by takis)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저 멀리 튕겨져나가는 N극과 S극의 자석처럼요. 눈으로 보이는 많은 요소들은 의외로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표현되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 타키스는 이러한 점을 전시의 주제로 삼았어요. 오른쪽에 삽입한 사진은 천장에 매달린 물체에 의해 바닥에 설치된 금속들이 움직이면서 어떠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개성있는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탄생한 예술이죠.


설치/전시된 작품 중 일부


전류에 의해 신호가 오고가며 새로운 형식의 음악이 탄생하고 불빛이 들어옵니다. 눈으로 보여지는 존재들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 성별도 외관도 냄새도 색상도 없는 힘에 의해 완성됩니다. 일렉트로마그네티즘이란 단어자체에서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의 일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이자 세상에 흔하게 펼쳐진 힘입니다. 어찌보면 특별한 감정과 서사가 담겨있지 않은, 그저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힘이기에 가장 순수하고 간단한 힘이기도 합니다. 즉 일레트로마그네티즘은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예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가장 심플한 힘입니다.



각 개별 전시장에는 설명이 있으나 영문 브로슈어나 팜플릿은 수가 넉넉하지 않은편


예. 사실 타키스 전시는 저에게 그닥 재미있는 전시는 아니었네요 (...) 저는 회화파라서 설치미술이나 조형물에는 크게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다행히도 위층에서부터는 회화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위층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예술의 발전과정을 보여줍니다. 1960년대까지는 사실 많이 잠이왔어요. 고전미술은 다소 어렵고 지루하니까요. 하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 색채도 화려해지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전시장의 일부


왜 그럴까요?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듯, 예술의 형식 변화에도 분명한 사유가 존재합니다. 전쟁의 종결 후 산업발달을 이뤄내며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세상의 다수가 됐죠. 이제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비판과 두려움을 보다 더 자유롭게, 다양한 색채로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회적이고 환경적이며 정치적인 움직임이 이러한 변화와 함께 가속됐습니다. 두번 다시 존재하지 말아야할 전쟁을 경계하는 반전쟁적인, 이념의 갈등과 인권의 유린을 타파하기 위한 페미니즘적인, 그 외 여러가지 작품들이 탄생했어요. 대중문화도 당연 발전합니다.


사람들의 감정이 가진 진폭은 보다 넓어지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도 풍성해집니다. 그러므로 예술이란, 당연히 이를 반영하여 더욱 다채로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신선하게 나타납니다. 당연히 더 재미있습니다. 팝아트를 좋아하신다면 이 시기부터 관람하셔도 될 것 같아요.


왼쪽 친구 가디건 소매가 너무 김


눈이 즐거운 작품이 많습니다. 직접 작품의 사이사이를 걸어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설치물도 있습니다. 하지만 뭔 의미인지는 고전작품보다 더 알기가 어렵습니다 (...) 현대로 들어설수록 미술은 더 어려워지고 난해해집니다. 기존의 고전적 양식의 틀을 깨고 클리셰들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이에요.


"의미 해석해봐."
"그게 뭔데."
"작품 의미 해석해보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그놈은 1도 몰랐다-


오디오 가이드는 어플로 써야했는데 제가 어플을 쓸 수 없어서 가이드를 하나도 못들었어요. 영문 팜플릿은 수량이 없었고 온통 에스파냐 해석뿐이라 작품명 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었습니다.(눈물) 그냥 정말 관람자의 입자에서 "아아..이런...의미일까나?ㅋ" 하면서 아는척 하는게 전부였어요. 많이 아쉬웠어요. 꼭 해석하고 싶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름조차 기록하지 못했으니... 참고로 윗사진의 벽면에는 빼곡히 영문 문구가 적혀있어요. 감정의 묘사에 대한 표현들인데요 모든 타일에 적혀진 문구가 다 다릅니다.


아무튼 이렇게 모든 전시를 다 둘러보니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려고 했지만 가이드가 없어서 고군분투했습니다. 가이드를 들으면서 천천히 봤다면 2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요. 참고로 1전싯장에는 타키스 말고 그 외의 유명 작가들 작품도 있어요. 미리 알아보시고 관람한다면 더 의미있겠죠?


람블란 거리를 따라 걷다보니 바르셀로나의 작은 바다? 항구 근처 놀이동산


아무튼~ 이렇게 MACBA 관람문을 마칩니다. 뭐이리 후딱 끝내냐고요? 다음 편이 사그리다 파밀리아거든요. 호흡 조절을 위해서 고의적으로 가우디 편을 연달아 쓰지 않았답니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한국인 5명을 개종시키다?! 엄청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음 편도 꼭 읽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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