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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할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by 아트렉처 ARTLECTURE

https://artlecture.com/article/1075


우리가 사랑할 얼굴들


분명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꼭 기억해야 할 인물들이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쳐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숨겨진 곳에서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하며 크게 티 나지 않게 묵묵히 일한 사람들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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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JR(Jean Rene)’는 다큐멘터리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조명한다. 프랑스 영화감독 겸 아티스트인 바르다와 프랑스 사진가 JR이 만나 함께 콜라보로 예술 작업을 하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더 일깨워주고 있다.

오래된 광촌에 있는 광부들, 우체부들, 공장의 직원들, 곧 철거를 앞두고 있는 마을의 마지막 거주자 등. 쉽게 볼 수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분명 우리가 조명하지 않고 뉴스에서 멀게만 바라보던, 아니면 아예 바라볼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이 예술 작업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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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은 사람들의 사진을 찍고, 그것을 거대하게 프린트하여 벽에 붙이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리 대단하고 거창한 작업은 아닌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그 결과물에 매번 감동을 먹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업은 그가 아녜스의 눈과 발을 찍어 거대하게 프린트한 후 화물차에 붙였던 것. 올해 세상을 떠난 아녜스는 이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당시에도 건강상태가 많이 안 좋은 상태였고, 그로 인해 시력이 매우 악화돼있는 상황이었다. JR은 그런 아녜스의 눈을 찍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화물차에 붙인 후 그녀를 여행길에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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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만 해도 아녜스는 살아 있었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 아녜스를 생각해보면 JR이 그녀를 위해 한 작업은 아마도 그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 JR이라는 아티스트를 잘 몰랐어도, 아마 이 장면 이후에는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그다지 대단한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왜 그 과정과 결과물들이 사람들에게 그토록 커다란 감동을 주는지 많은 이들이 더 깊게 공감하게 됐을 것이다.



JR이 누구의 사진을 찍었고, 왜 찍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프린트하여 어디에 붙였는지 이 모든 과정자체가 커다란 상징성을 가진 개별적 작품이 된다. 그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작업들을 했는지 좀 더 알고 싶다면 그가 TED에 나와 이야기한 영상을 꼭 보기를 추천한다.


https://www.ted.com/talks/jr_s_ted_prize_wish_use_art_to_turn_the_world_inside_out?language=en#t-489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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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자유롭다지만, 사회적으로 그다지 자유롭지 못했던 1960년대에 아녜스는 당시 집중받지 못했던 여성들을 조명하며 당시 여성 감독으로서는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그녀는 이미 몇 십년전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을 주목하여 예술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냈다.



그녀가 사회적으로 해냈던 역할, 그리고 JR이 현재 사회에서 하고 있는 역할. 물론 둘 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위해 혹은 엄청난 화두를 던지기 위해 작업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분명 그들이 이뤄왔던 많은 작업들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고, 심적인, 육체적인 자유를 얻게 된 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예술이 본래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게 일조한 이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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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아트렉처 에디터_jiao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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