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트스페이스 and 아티스트

라이킷 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트렉처 ARTLECTURE Dec 24. 2019

Firefly Forest, 캔사스의 요정집들

숲속 산책길에 나타난 요정들의 문

https://artlecture.com/article/1280

Firefly Forest, 캔사스의 요정집들

CNN 다큐멘터리 <TheGnomist> 중, 2015 숲속의 나무들에 작은 문들이 달려있다. 손뼘만한 아담한 크기도 보이고 겨우 얼굴을 살짝 넣을 수 있을정도의 크기도 있으며 색깔은 빨강, 노랑, 청록 등 제각기 페인트칠이 되어있다.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로 만든 손잡이도 보인다.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아주 작은 누군가가 막 외출한듯이 보이는 집안 풍경이 보인다. 2013년의 여름, 미국 캔사스 주 오버랜드파크 시의 토마호크 크릭 트레일 (Tomahawk

artlecture.com

CNN 다큐멘터리 TheGnomist 중, 2015

숲속의 나무들에 작은 문들이 달려있다. 손뼘만한 아담한 크기도 보이고 겨우 얼굴을 살짝 넣을 수 있을정도의 크기도 있으며 색깔은 빨강, 노랑, 청록 등 제각기 페인트칠이 되어있다.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로 만든 손잡이도 보인다.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아주 작은 누군가가 막 외출한듯이 보이는 집안 풍경이 보인다.

2013년의 여름, 미국 캔사스 주 오버랜드파크 시의 토마호크 크릭 트레일 (Tomahawk Creek Trail) 길을 따라 걷던 인근 주민들은 이 작은 노움 (gnome) 요정의 집들을 발견했다. 속이 텅 비었던 나무기둥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문이 생겼고, 곧이어 내부는 작은 침대, 의자, 그릇, 바이올린 등 소품들로 가득 찼다. 어느 집에는 열심히 농작물을 캐고 온 듯한 수레가 보이고, 어떤 집앞에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찻잔과 주전자가 있다. 길 앞에는 ‘Firefly Forest (반딧불이 숲)’ 라는 표짓말이 서있다. 몇년을 거쳐 집들은 늘어났고, 누가 만들고 가는지 모르는 미스테리가 되었다.

이 숲속 요정들의 집을 지은이의 정체는 2년 후 CNN 방송사의 GreatBig Story 섹션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The Mystery of FireflyForest>를 통해 로빈 프램턴 (Robyn Frampton)이라는 한 여성으로 밝혀졌다. 프램턴은 두 아들과 함께 오버랜드파크 시로 이사를 왔고, 온 세 모자는 이혼으로 이해 받은 상처의 치유와 새로운 환경의 낯설음을 떨쳐내기 위해 비밀리에 요정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 숲속의 길을 걸으며 그녀는 나무에 뻥 뚫린 공간에 누군가가 살고 있다면 어떨지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화 시켰다.

스스로를 위해 짓기 시작한 이 작은 집들은 이내 산책을 다니던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보이지 않는 노움 요정들에게 작은 쪽지를 써서 남겼다. 어느 쪽지에는 응원의 메시지가 써있기도 하는 반면 어떤 쪽지에는 그 사람의 비밀, 갈등, 고민이 써있기도 했다. 2013년에 6살 딸을 잃은 부부는 딸을 기억하는 쪽지를 남겼고, 프램튼은 이 가족을 위한 특별한 문을 만들기도 하며 그녀의 작품을 보는 이들을 위해 작업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2014년 프램튼과 두 아들들은 또다시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공공장소에 불법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오버랜드파크 시에서는 그녀가 지은 노움 집들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녀가 떠난 후에도 주민들은 숲의 판타지를 위해 요정 인형을 나무밑에 놓거나 다른 작가들과 협력해 응원의 메시지를 새긴 새집이나 돌들로 숲을 꾸며나갔다. 2017년 잠시 오버랜드파크를 방문한 프램튼은 이런 주민들의 참여에 감동했고,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요정을 위한 작은 문을 만들었다. 그녀를 포함한 사람들에게 이 작은 집들이 있는 토마호크 크릭 트레일은 단순한 산책길에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들어주는 대화의 장이 되었다.

이 목공 작품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리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자연과 일상에 하나의 환상적인 세계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할수 있는 방법으로 아픔을 치유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프램튼은 현재 계속 노움 요정집과 문들 만들고 있고,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일상과 요정 집 만들기 튜토리얼을 가르치고 있다. 2018년 그녀는 캐나다의 눈속에서 재료를 모았고, 블로그에 이렇게 말했다.

“Have you had an urge to create something magical but think youdon't have what you need? Bringing your imagination to life isn't dependent onthe availability of tools, materials, etc. The real magic happens once you cansee the possibilities in what seems unremarkable and recognize how to harnessthe power of the materials that you do have access to.” —Robyn Frampton, 2018/6/29

“마법 같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지만 필요한 재료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의 상상에 생명을 불어넣는데에 재료나 도구에 의존할 필요는 없어요. 진짜 마법은 당신이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것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지금 쓸 수 있는 재료와 도구의 힘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때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 로빈 프램튼, 2018/6/29 (http://www.fireflyforestdoors.com/blog/2018/6/29/fairy-doors-made-in-can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