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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cedie Oct 26. 2015

사진과 프레임

어쩌면 당신의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사진은 매력적이다. 특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더 매력적인 일이다. 사진을 찍는 행위는 세계에서 내가 선택한 프레임을 골라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인스타그램 사진을 주제로 소셜 네트워크 사진과 실상 다른 현실이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속 보이는 정사각형 프레임 외의 그 이상의 여백들을 사진으로 찍은, 그 현실적인 공간들은 인스타그램의 정사각형 프레임과는 달라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것. 그 글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예쁘고 아름다운, 보기 좋은 프레임만을 골라낸다는 것, 그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의 댓글도 볼 수 있었다. 나는 후자에 동의한다. 또한 사진은 사실 전형적으로 바로 그 작업이다. 아무리 리얼리티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담는다고 할지라도 사진이라는 것은 선택된 프레임만큼만 골라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은 여러 가능성 사이에서 하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드러내는 것이다. 여러 장면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게 나쁜 걸까? 현실을 미화시키는 일이며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그것을 비난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사진도 그러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순간순간 각자가 사진을 찍고 살아가는 거랑 다름이 없다. 각자 원하는 프레임으로 세상이라는 사진을 찍는다. 각자 맘에 드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이건 정말 단순한 것에도 적용된다. 아니, 모든 것에 적용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상을 본다는 것, 그 자체가 우리의 인식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칸트도 얘기했고. 또 수많은 우리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럴 수밖에도 없고. 


  나는 그것이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외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어차피 세상은 각자의 프레임을 통해서만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예쁘고 아름다운 세상을 자신의 프레임에 담아 볼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닐까?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그게 어쩌면 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 더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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