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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cedie Nov 03. 2015

‘글’이라는 거요




  최근 한국 작가의 소설을 몇 권 읽었어요. 글을 다 읽고 나서 호기심에 작가들에 대해서 찾아봤죠. 우연히도 다들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더군요.  그중 한분은 국어국문학과 석사였어요. 학사도 국어국문학과였을까...? 근데 그런 거 쫌 재미없지 않아요? (물론, 절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소설가들에 대한 불만에 대한 글은 아니에요, 당연한 얘기지만.)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사람들만 소설을 쓰게 되는 거. 그렇잖아요. 이상하게도 문학을 배운 사람이 문학을 하는 건데도, 뭐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 그 분야에 관한 일을 하는 건 뭐 맞지만, 경영자라고 다 경영학과인건 아니고, 디자이너라고 모두 디자인과는 아니기도 하는 것처럼. 뭐 세상이 그런 식이잖아요? 또 소설이라는 세계는 다양하고 또 다양한 여러 가지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경영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쓴 소설이나, 예술가가 썼던 소설이나, 큰 질병을 겪었던 그런 분이 쓴 소설이나, 뭐 그런 것들은 좀 더 색다르게 재밌는 맛이 있지 않을까요? 괜스레 모든 작가분들이 국어국문과를 나왔다고 하니, 소설을 쓰려면 꼭 국문과에 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분만이라도 다른 과였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아무튼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세계의 글을 쓰는 거 그것 좀 재미있지 않나요?


  난 그래요. 글이라는 게 묘하게 다른 것보다는 열려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음악이라던지, 미술이라던지, 듣고 보는 것들 정말 좋아하는데, 좋아한다고 곡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게 -물론 가능은 한 이야기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훈련을 미리 받은 것들이 아니라면 -물론 받지 않고도 뛰어나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런데 글을 좀 더 쉬웠다고 할까요? 우리 어릴 적부터 글을 자주 써왔잖아요. 어린 학생 시절의 일기부터, 부모님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수많았던 학교 과제들. 아마 다들 알게 모르게 글을 많이 익숙할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 글을 열려있는 것 같아요. 그것 참 멋지지 않나요. 그래서 난 이 공간이 좋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쓰고, 그 글이 다 예쁘다는 거,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요. 그래서 소소한 일기도 마음을 울릴 때가 참 많지요. 글이라는 거요. 참 대단하고 멋지지 않나요. 그리 열려있고 그리 가까운 느낌이 드는 거요. 그래서 나는 노래도 하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지만, 글을 써요. 조금이나마 더 열려있는 그 도구로 내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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