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의 렘브란트

렘브란트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들어가며

 렘브란트는 네덜란드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그는 강력한 명암 대비와 정교한 구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너무 잘 알려진 작가로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당시에는 그만의 독특한 활보로 인해 상반된 내용의 평가가 나왔었다. 로젠버그는 당대 화가들과는 다른 렘브란트의 특징을 살펴보고 당시 비평가들의 여러 의견을 열거하여 정리하였다.  

렘브란트 그림의 시대별 특징

 렘브란트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너머로 시각을 돌리고 바로크 시대의 그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렘브란트는 자신만의 화법을 고수하면서도 국제 유행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당시 네덜란드 화가들은 “little masters”라는 범주 안에서 국제적 양식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화풍을 사용했다. 바로크 미술의 발전 과정 속 대표 주자들은 카라바조, 루벤스, 푸생 등이 있다. 그중 루벤스와 푸생은 각각 플랑드르와 프랑스 화가라는 점에서 이탈리아 초기 리더십 지속되지 않고 플랑드르와 프랑스로 주도권이 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시대별 바로크 미술과 렘브란트를 연관 지어 살펴보면 총 4개의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초기 바로크 미술에서 단색 소묘화와 카라바치오의 영향으로 빛과 어둠의 극적인 대비를 살린 키아로스쿠로를 주요 시각적 표현 방식으로 사용했다. 중기 바로크에는 루벤스에 영감을 받아 장대한 규모와 극적인 주제가 그림에 돋보였다. 후기 바로크에서는 푸생의 대표적인 스타일인 간결하고 정적이며 구조적인 표현이 사용되었다. 후기 바로크의 간결성으로 인해 그 뒤에 루이 14세 시대의 화풍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면모가 강조되었다.

 렘브란트는 자신만의 자극과 해석을 기초로 작업을 했으나 이는 완전히 임의성에서 탄생한 것이 아닌 보편적인 것에서 기초한 것이다. 그는 초상화, 풍경화, 종교화 등 대부분의 모든 주제를 수용하였고 이런 화려한 특성으로 인해 렘브란트의 그림이 당시의 다른 바로크 그림들에 비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또한 그가 살았던 당시에는 사실적인 것과 로맨틱한 것의 조화가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경향에 모두 침투한 렘브란트는 과도한 연극성과 명백함에서 동시에 벗어날 수 있었다.

렘브란트에 대한 당대의 평가

렘브란트 양식의 다양한 평가

렘브란트에 대한 기록은 베르니니, 푸생, 루벤스 등 다른 화가에 비해 많이 전해지지 않는다. 17세기 독일 최초의 미술사 책을 집필한 요하임 잔드라르트는 렘브란트가 미술의 규칙에서 반대로 가지 않고 고전성을 유지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렘브란트가 다른 무엇이 아닌 자연만을 규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자연‘은 환경적 의미에서의 자연이 아닌 삶의 전체(totality of life)로 규정해서 생각해야 되고 이것이 렘브란트 스타일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렘브란트의 제자에게 ‘좋은 구성’의 조건을 물어봤을 때 ‘자연에서 좋은 요소를 선택하고 구성하는 것(de edelste natuerlijkheden)’이라고 대답했다. ‘edelste’라는 단어는 렘브란트에 의해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이것을 통해 고전주의적 의미에서 그 스스로 당시 고전 미학에 스며들 수 있었다. 더불어 렘브란트는 그림 전반적인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잔드라르트에 의하면 렘브란트는 윤곽선을 모호하게 하는 명암법을 그림의 조화를 맞추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더불어 그는 렘브란트가 자연을 어떻게 정확하게 묘사하는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활력과 힘으로 그림을 장식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언급하였다. 렘브란트는 주제 선정부터 마무리 터치까지 전 작품 제작 과정에서 독립성을 띄었다. 그의 고유 기술은 종종 섬세하지 못하거나 미완성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그는 작품의 목적을 달성했으면 완성이라고 말하며 반박하였다. 이와 같은 렘브란트에 관한 흩어진 몇 개의 기록들은 당대 고전주의에 대한 그의 방어적 태도와 자신을 완전하고 자유롭게 하는 열망을 나타내었다.

렘브란트의 예술과 성격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17세기 후반의 자료들을 참고해야 한다. 이때의 기록들은 그의 초기의 인기 이후 명성이 쇠퇴해 가는 것을 반영한다. 1604년 카렐 반 만데르의 schilderboek 가 발간된 이후 네덜란드에 고전주의 이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비평가들은 렘브란트의 미술을 정교하고 전문적인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당시에는 렘브란트나 또는 그의 제자들을 실제로 알고 있기도 하여서 기록이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렘브란트의 천재성을 존경하면서도 고전주의에서의 일탈을 비판하는 두 가지 입장이 혼합되어 있었다. 이것은 잔드라르트 전기에서 주로 보였다. 렘브란트의 예리한 관찰력, 회화적인 색채, 종교적 표현의 생생함 등을 인정하는 가운데 그의 노골적인 ‘자연주의’에 대한 비판도 함께 동반되었다.

긍정적인 평가

반면, 렘브란트의 모든 발전 단계를 잘 알고 있고 그의 예술적 성취에 높음 평가를 내리고 있는 프레데릭 슈미트 데네거는 렘브란트가 르네상스 전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느꼈다. 그는 렘브란트의 영적 세계와 고전적 세계 사이 존재하는 차이점에 집중하지 않았고 렘브란트의 종교 예술을 19세기 인도주의 전통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렘브란트의 예술이 후대 인도주의의 개념의 길을 닦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그를 그의 영적세계에서 너무 멀리 끌어내고 왜곡하게 된다. 렘브란트가 성경과 실제를 통합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경의 초월적인 내용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나가며

렘브란트에 대한 당시의 비평가들은 고전주의를 전적으로 따르지 않는 그의 그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현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 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고수하였기에 미술이 한 걸음 더 진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루이 14세 스타일 이후에 많은 작가들이 렘브란트와 유사하게 자연주의적 면모를 보인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보았을 때 그의 예술적 관념은 한 미술사를 이끄는데 큰 이바지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렘브란트의 예술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