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미 Jun 22. 2023

르네상스의 회화 연구

<알베르티의 회화론>을 중심으로


구성

알베르티는 평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화가가 화면을 배치하는 행위를 ‘구성‘이라고 정의하였다. 구성은 그림 그리기의 작업원리 중 하나로 이를 통해 그림의 각 부분이 짜여진다. 그는 대작을 완성하는 것보다 역사화를 그리는 재능을 중요시하였으며, 역사화를 평면, 지체, 인체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림에서 가장 먼저 다루어지는 부분은 ‘평면’이기에 이것들이 우선적으로 우아하게 구성되었을 때 인체를 아름답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평면이 아름답게 구성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탐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연은 평면을 잘 구성하고 아름다운 인체를 만들어내기에, 이를 앞선 내용에서 언급한 ‘그물 망사 기법’을 작업에 이용한다면 좋은 구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 지체의 구성‘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설명하였고, 알베르티는 인체 각각의 지체들이 크기, 기능, 성격 등 요소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지체의 크기 관계는 인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자연에서 비례 척도를 배우고 익혀 두어야 한다. 대상의 비례관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지체가 필요한데, 발바닥 길이를 기준으로 삼은 비트루비우스와 달리 알베르티는 턱 끝에서 정수리까지의 길이를 사용하는 편을 선호하였다. 지체들 간의 비례를 맞춘 후에는 이들 각자의 기능에 맞게 통일되게 묘사되어야 한다. 인체의 각 부분은 각자가 맡은 기능을 수행하며 아주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묘사되었을 때 구성적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또한 지체들이 기능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전체적으로 성격도 일치하도록 나타나야 한다. 예를 들어 영웅적 특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네스트로’에서 긴 목과 가슴을 강조하거나 미소년인 ‘가니메데스’를 굵고 우람한 장딴지를 이용해 표현한다면 지체가 인물의 성격을 잘 담지 못하여 어색하게 보인다. 기능과 성격이 일관되게 묘사되어야 하는 것과 같이 색채 또한 통일성을 갖추어야 한다. 얼굴은 밝고 깨끗하게 묘사된 반면 가슴 부분을 지저분한 색으로 처리한다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이렇게 지체의 크기, 기능, 성격, 색 등의 요소가 전체적으로 맞추어졌을 때 하나의 인체로서 아름다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인물의 구성‘은 화가의 재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인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인물 구성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지체 구성에 적용했던 것과 유사점이 많다. 인물들 간의 체구 크기나 행위의 상관성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알베르티가 중요시한 역사화에서 가장 큰 흥미를 주는 것은 풍부한 소재와 다양한 움직임이다. 관습적인 것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해 새로운 것이 넘쳐날 때 우리는 즐거움을 느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역사화에 풍부한 소재와 다양한 움직임이 있을 때 관람객이 즐길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요소가 한 자리에 질서 있게 구성된 그림을 ‘풍부한 소재가 사용된 역사화’라고 정의하였다. 역사화를 주제와 연관된 풍부한 소재를 사용하였을 때 사람들이 이를 하나씩 들여다보기 위해 오랫동안 그림 앞에 머무를 것이다. 풍부한 소재는 다양한 움직임이 더해졌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도 적정선을 지키며 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림에서 모든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면 역사화의 내용 전달이 힘들어지고 혼란스러움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등장인물 수를 조정하여 화면 연출에 조화로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알베르티는 동화력이라는 본성 때문에 역사화의 등장인물의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하였다. 마음의 움직임은 몸의 움직임을 빌려 나타나기에 인물의 표정과 자세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체가 인물의 성격을 반영해야 되는 것과 같이 움직임도 부여받은 성격에 따라야 한다. 이는 역사화의 주제를 돋보여주고 가르치는데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빛의 수용

알베르티가 분류한 회화의 마지막 요소는 ‘빛의 수용’이다. 같은 색이어도 빛의 비춤 여부에 따라 차이가 생기는데 이를 알베르티는 빛에 색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표현하였다. 빛과 어둠이 색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에 따라 흰색과 검정색 사용에 신경 써야 한다. 화가가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을 썼을 때 높은 평가를 받는데 이 또한 흑백의 능숙한 사용으로 결정이 된다. 좋은 작품은 위해서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빛을 흰색, 그림자를 검정색으로 채색할 때 흰색과 검정색을 소량으로 우선 사용해 본 후에 조금씩 더해가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후  저자는 거울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 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알베르티는 흑과 백의 사용을 중시한 만큼 이들의 남용을 경계하고 절제해서 사용했을 때 우아한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 하였다. 또한 그림에서 금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였는데 이로 인해 밝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 어두워 보이거나 그림자 져야 할 부분에 반짝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림 이외에 그림을 장식하는 액자와 같은 것들은 금이나 화려한 장식을 이용하여 역사화의 가치와 어울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작가의 이전글 서양미술사의 고찰(고딕, 르네상스 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