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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노 Art Nomad Dec 12. 2024

#07 가곡원류

『브리태니커』"가곡원류(歌曲原流)" (1998)

사진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곡원류"


* 저는 브리태니커 사전을 읽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했고 이미 제가 알고 있던 사실이나, 제가 본 콘텐츠, 제가 작품을 쓰려 조사했던 정보들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하는 백과사전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고 그에 대한 저의 경험이나 생각, 읽어봤거나 검색한 것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 부담 없이 읽으시면 좋겠네요.  


* 혹시나 오류를 발견하셨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리태니커』"가곡원류(歌曲原流)" (1998)


가곡원류(歌曲原流)


1876년(고종 13) 박효관과 안민영이 편찬한 가집(歌集). 《청구영언(靑丘永言)》, 《해동가요(海東歌謠)》와 더불어 시조를 전하는 3대 가집의 하나이다. 


조선말기에 들어와 문란해진 가곡의 체재를 바로 잡는 한편 《청구영언》, 《해동가요》를 보완하고 시조를 집대성하려는 의도에서 고구려 때 을파소의 작품에서부터 19세기 가객인 안민영의 작품까지 약 1,000년 동안의 시조 작품을 수록했다.     


2024년 8월 티빙에 드라마 「우 씨 왕후」가 공개되었다. 요즘 콘텐츠들은 소재가 정말 다양하다. 역사물은 주로 잘 알만한 영웅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유물과 기록이 적은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가 나왔다는 게 놀라웠다. 작품성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어떻든 작가로서는 이 모험을 감당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등장인물 중에 을파소가 나온다. 을파소는 고구려 초 재상이며 진대법을 고안해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2014년 말부터 개발하던 이야기에도 을파소를 등장시켰다. 장르는 사뭇 다르지만 「우 씨 왕후」에 을파소가 나온다는 기사를 봤을 때 머리에 잠깐 전류가 흐르는 것만 같았다.      


어떤 상징적인 인물이 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로 나와 대중에게 알려지면, 이후 비슷한 인물을 쓰는 작가들은 이미 알려진 작품의 캐릭터에 묻히지 않도록 주의하게 된다. 


더 강렬하게, 완전히 결이 다르게… 여러 방향으로 도모해 보지만 전작의 그림자를 걷기가 쉽지 않다.      


내가 썼던 을파소는 「우 씨 왕후」에서와는 다르게 밝다. 거칠게 생겼어도 수다스럽고 다정하다. 이 작품으로 공모전에도 지원했고 여기저기 미팅에 불려 나갔지만 결국 공모전에는 떨어졌고 미팅은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다시 꺼내 다듬기 전에 공부가 더 필요하다며 묻어두었는데 다른 을파소가 나와버렸다.      


「우 씨 왕후」를 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왕위승계 다툼의 소용돌이 속, 재상으로서의 을파소 이미지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다시 꺼내 고쳐 쓰겠다던 2014년의 그 작품을, 과연 다시 쓸 수 있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우 씨 왕후」의 을파소는 한 세계관 안에 사는 인물로서 또렷하다. 반면 나의 을파소는 아직도 짙은 안개 숲을 헤매고 있다. 


위축되었다.      


빨리, 많이, 생각한 대로, 잘 썼으면 좋겠다. 

빨리, 많이, 생각한 대로, 잘 썼으면 좋겠다. 

빨리, 많이, 생각한 대로, 잘 썼으면 좋겠다. 


퀭한 눈으로 을파소로 분한 김무열 배우를 노려보았다. 그가 무슨 죄라고. 

   

그러다 가곡원류에 대한 설명에서 을파소의 이름을 발견했다. 무려 조선 후기에 쓰인 가곡집에 일종의 작사가로서 이름이 올라가 있었던 것이다. 


뭔가 다시 한번 밝고, 명랑하며, 허허실실 하며 명랑한 재상 을파소를 다시 만난 거 같은 기분이었다. 반가워서 막 두근대더라.      


늘 이런다. 


머릿속에 쓰지 못할 이유와 써야 할 이유가 각각 수백 가지는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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