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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노 Art Nomad Dec 15. 2024

#10 가네샤

『브리태니커』"가네샤 Ganésa " (1998)

사진출처 : 넷플릭스 「센스 8」 7화 W.W.N.DD? 중 가네샤 축제 씬


* 저는 브리태니커 사전을 읽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했고 이미 제가 알고 있던 사실이나, 제가 본 콘텐츠, 제가 작품을 쓰려 조사했던 정보들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하는 백과사전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고 그에 대한 저의 경험이나 생각, 읽어봤거나 검색한 것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 부담 없이 읽으시면 좋겠네요.  


* 혹시나 오류를 발견하셨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리태니커』"가네샤 Ganésa " (1998)


가네샤Ganésa 


Ganesha라고도 쓰며, Ganapati라고도 함. 시바와 파르바티의 아들이며 코끼리 머리를 한 힌두교 신. 장애를 제거해 준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나는 유일신을 믿은 적 있다. 해당 유일신교는 상당히 배타적이었다. 그래서 다신교 신자들은 도대체 그 많은 신을 다 어떻게 섬기는 건지, 신들의 신화적인 부분과 유희성이 미신과는 뭐가 다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믿는 유일신교의 배타적인 성격에 따라 나의 시각도 절대적 유일신교 외의 종교는 이단으로 치부하는 방향으로 점차 굳어지고 있었다. 문화적 다양성을 좋아하는 나와 내가 믿는 종교적 교리가 제시하는 경직성은 자꾸 충돌했지만 그마저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생각으로 죄를 짓는 것도 죄니까.  


이런 경직성은 내 문제만은 아니다. 그 유일신 신도들은 대체로 그렇다. 


고 3 때, 고 2 때까지 꽤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이 옆반에 배정되었다. 하루는 쉬는 시간에 가보니 둘이 다퉜는지 서로를 대면대면하게 대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같은 유일신교 신자였던 친구가 불교 신자인 친구의 염주를 보고 불쾌하다고 지적해서 말다툼이 있었다고. 


그때 우린 한껏 예민했다. 고3이니까.


하지만 각자의 간절함을 각자의 방식으로 푸는 데까지 유일신교 사상이 간섭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도덕적 우위가 사람을 향하는 게 아니라 신을 향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염주까지 견제하는 경직성. 당시 나는 같은 종교를 믿고 있으면서도 염주가 불쾌하다던 친구의 태도에 놀랐다.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데 한치의 거리낌이 없어서. 


문학과 학문의 보호자이고 《마하바라타 Mahābhārata》(바라타 왕조의 대서사시)를 받아 적었다고 하는 전설적인 서기(書記)이다.


장애를 제거해주고, 문학과 학문의 보호자이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찾는 신. 지금 보니까 처음이자 끝이고 모든 것이라 하는 유일신보다 역할이 훨씬 구체적인 것 같다. 


하지만 유일신 신봉에 경직된 사고를 가졌던 때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애 제거와 문학과 학문, 그리고 부(富) 사이에 그 어떤 개연성을 찾을 수 없었다. 신화적인 다신교 신들의 역할에는 이렇듯 현대인의 눈으로 보자면 별 개연성과 합리성이 없다. 그래서 더욱 믿을만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가네샤의 탄생에 얽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파르바티는 목욕하는 동안 문을 지키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문질러 그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시바가 다가와 자신의 아들인 줄도 모르고 자신의 아내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데에 격분하여 부하를 보내 싸우게 하여 결국 그의 목을 베어버렸다. 파르바티를 위로하기 위해 시바는 자신이 첫 번째로 만나는 동물의 목을 베어 아들의 몸에 붙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동물이 바로 코끼리였다. 


종교가 교당이나 축제 등에 있기보다 일상의 규범조차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와 내 주변의 환경으로 인해 나는 종교를 무겁게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니 신은 강력하고 완벽한데 인간을 연민하여 그의 아들을 희생시켜 인류를 구원한다는 유일신 교의 무거운 서사에 비해 유희적 성격의 신, 가네샤 같은 신은 경이감과 웅장함의 부족으로 인해 신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엄마의 때에서 태어나, 엄마가 목욕하는데 문을 지키고 있다가 들어가려는 아빠에게 죽임을 당하고, 엄마가 잔소리하자 아빠가 나가서 코끼리 머리를 떼와 붙여준 신. 


나는 어떻게든 바람피우는 제우스와 어떻게든 남편과 바람피운 것들을 찾아내 벌주는 헤라에게서 인간적 재미를 느끼지 못해 그리스 신화가 별로 인상 깊지 못했던 그 결 그대로 가네샤에게서 배울 점을 찾지 못했다. 


가네샤는 보통 붉은색으로 묘사된다. 배는 항아리 같이 튀어나오고 엄니 하나가 부러져 있고 4개의 팔로는 올가미와 막대기, 쌀이나 사탕을 담은 단지, 부러진 엄니를 들고 있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은총을 베풀고 보호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쥐를 올라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내가 유일신교에서 벗어나고 이야기꾼으로 평생을 살 작정을 하고 다시 본 가네샤는 너무 재미있다. 특히 경직된 신이 아니라서 오히려 신자들을 주체적으로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코끼리 머리에  4개 이상의 팔을 지닌 인간형의 동상이라면 모두 가네샤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쪽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돌리고 손가락을 한데 모으고 있는데 이건'무드라'라는 상징적 몸짓으로써 '두려워 말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래쪽 왼손 손바닥 위에는 주로 쌀, 사탕 등을 얹고 있다. 위의 두 손은 각종 무기 등을 들고 있다. 즉 가네샤는 엄격하면서도 자비롭고 풍요를 주는 신인 것이다. 


하지만 가네샤 상의 진짜 묘미는 원형이 아니라 변주에 있다. 


팔이 네 개가 아니라 여섯 개인 가네샤. 도대체 저 자세로 어떻게 균형을 잡게 만든 걸까? 사진출처 : Pexels, Vishal Panchal.
남성형 신인 가네샤의 저 똥꼬 발랄한 발차기를 보라. 아래 오른손에서 돈이 쏟아지는 저 발상도 재미있다. 사진출처 : Pexels, Vishal Panchal.


코끼리가 쥐를 탄다는 발상이 참 재미나다. 근데 그걸 실제로 구현해 놓으니 판타지 영화가 따로 없다. 사진출처 : Pexels, Vishal Panchal.


브리태니커에는 분명 보통 붉은색이라 했는데 말이지_1 사진출처 : Pexels, Vishal Panchal.
브리태니커에는 분명 보통 붉은색이라 했는데 말이지_2 사진출처 : Pexels, Vishal Panchal.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가네샤 상을 변주한다. 그래서 팔이 네 개가 아니라 여섯 개가 되기도 하고 온몸이 붉은색이 아니라 보라색, 초록색이 되기도 한다. 가네샤는 보통 쥐를 타고 다닌다고 했는데 그 외에도 소라 껍데기를 타거나, 독수리, 황소 등을 타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손에 쥔 것도 각양각색이다. 창, 활과 화살, 구름, 해와 달을 쥐고 있기도 하지만 꽃, 돈, 비파, 피리 등을 쥐고 있는 것도 있다. 


다 다르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이단이라거나 잘못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가네샤 축제의 가네샤 상들은 일관되지 않다. 제작자의 취향과 필요를 가네샤 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안에서 다다른 각자의 가네샤가 있지만 모두가 가네샤로서 존중받는다. 


새삼 종교는 인간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물론 보는 재미도 있었고.   


다만… 축제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죄다 남자이다.  왜 그런 걸까?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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