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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노 Art Nomad Dec 18. 2024

#13 가노파 ③

『브리태니커』"가노파" (1998)

사진 출처 : 영화 「허니와 클로버」 중 모리타 시노부가 간장으로 그린 그림.


* 저는 브리태니커 사전을 읽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했고 이미 제가 알고 있던 사실이나, 제가 본 콘텐츠, 제가 작품을 쓰려 조사했던 정보들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하는 백과사전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고 그에 대한 저의 경험이나 생각, 읽어봤거나 검색한 것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 부담 없이 읽으시면 좋겠네요.  


* 혹시나 오류를 발견하셨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리태니커』"가노파" (1998)


가노 단유


일본 도쿠가와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가노파의 화가.      


「운룡도」 _ 가노 단유 후쿠다 미술관 소장


한 그림 한다는 동양 화가들의 수묵 크로키 하면 역시 구름 속의 용, 「운룡도」가 아닐까. 여기서 「운룡도」는 마치 고유명사가 아니라 대명사로 봐야 한다.  '그림 좀 친다는 애들의 그것', 이렇게 말이다. 


당나라 한유(韓愈)의 「운룡설」에 의하면 제왕인 용이 어진 신하인 구름을 다스려 왕조를 육성한다고 했단다. 테마도 뜻도 좋으니 작가들도 좋아했을 것 같다. 


이외에도 가노파의 「유마용호도」「관음용호도」병풍 한 폭에서 「운룡도」를 찾을 수 있다. 


일본 영화 「허니와 클로버」의 천재적 자질을 가진 조각가 모리타 시노부도 그래서 간장만으로 일필휘지에 구름 속의 용을 그린게 아닌가 한다. 


조선시대 화가들도 「운룡도」를 그렸다. 이름이 남아 있는 사람들 작품 외에도 민화로도 많이 그렸다고 한다. 보관 상태는 조금 아쉽다. 

「운룡도」_ 안견
「운룡도」_ 석경


유교의 윤리적 가르침을 구현한 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등 제재 선택면에서 보수적이었으며 초기 가노파의 차분한 색조와 구도를 사용했는데, 이는 후기 가노파의 일반적 특징을 이루었다.      


현재 보스턴미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공자와 두 제자를 그린 병풍화는 그가 인물을 그릴 때 얼마나 신중한 필치로 위엄 있게 묘사했는지 보여준다. 


「공자와 두 제자」_ 가노 단유_ 보스턴 미술관
위 : 「죽림칠현」_ 가노 단유 / 아래 : 「상산사장」 _ 가노 단유 _ 위, 아래 클리블랜드 박물관 소장


얼마 전 '한국이 공자를 한국사람이라고 주장한다.'는 황당한 영상을 보았다.


난 한국인이고,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공자가 한국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어떻게 된 걸까? 


공자는 기원전 11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 가량까지 지금의 산둥반도에 있었던 노나라 사람이다. 다만 그의 물리적 출생과 상관없이 그의 세계관이 아직도 배울 점이 많아 문화적 공공재로서 여기저기 남아 있다. 이런 사상서, 그림, 사당 등은 한국에만 남아있는 게 아니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도 남아 있다고 한다. 


문화적 공공재로서 소재가 된 것은 공자만이 아니다. 가노 단유는 중국의 위진시대 사회적 혼란을 피해 대나무 숲에서 노닐었던 죽림칠현, 진나라 말기 격동을 떠나 산시성 상산에 은거한 네 명의 현인도 다루고 있다. 


이런 문화재가 남아 있는 것은 일본이, 한국이, 싱가포르나 베트남이 공자를 빼앗아 가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당대의 트렌드였기 때문이다. 그 트렌드의 중심에 중국이 있었기에 다들 존경의 의미로 조공도 한 것 아닌가. 


문화는 흐른다. 


예수는 이스라엘의 전유물이 아니고,  석가모니가 인도의 전유물도 아니다. 


중국은 민족과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정부차원에서 지웠기 때문에 지금의 중국 MZ는 공자와 관련된 문화재가 어떤 경위로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 나갔는지 전혀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누가 빼앗아 갔네 마네 열을 내기 전에 중국 춘추전국 시대 어떤 나라에 어떤 사상가가 있었고 그 사상가의 어떤 유물이 어떤 경로로 어느 나라에 퍼졌는지 공부부터 하는 게 먼저 아닐까. 


예를 들어 어느 선교회가 A라는 나라에 가서 기독교 포교를 했다고 치자. 예수를 열심히 믿던 A나라 사람들에게 어느 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너네가 왜 예수를 믿어? 예수가 뭐 니네 나라 사람이야, 우리나라 사람이지?' 한다고 상상해 보자. 이런 끔찍한 국수주의가 또 있을까. 


유교가 현대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정착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을 수는 있으나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자에 대한 기본값은 '존경할 만한 사상가'이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아니다. 


존경해 온 건데, 왜 뺏어가느냐고 하다니. 


이러다 한국 사람이 중국 사상사에 대해서 중국인보다 더 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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