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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명 Mar 15. 2017

<라이너스의 담요>를 출판하다

김영미 작가 화보집을 위한 이미지들 

김영미 작가의 도록 작업을 의뢰받고 사진 작업을 하게 되었다. 작가의 전시평을 써 주며 익히 봐오던 작품들이라 아무래도 내가 작품사진을 조금 전시의 콘셉트와 맞게 연출하지 않겠나 해서 흔쾌히 수락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사진을 찍으며 활용방법에 대해 작가와 의견을 나누다가 내친김에 도록이 아닌 책으로 출판을 해 보면 어떻겠냐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나는 작가가 대부분의 작품 이미지를 스튜디오에서 촬영 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전시장 스케치를 나름 꼼꼼하게 해 두었다. 




난 도록 레이아웃 작업과 출판등록을 동시에 진행하며 책 만들기에 돌입했다. 출판사 사업등록 후 도서번호를 신청하여 받거나 하는 일이 초보에게는 어렵다면 어렵고 나름 편리하다면 편리한 일이다. (일단 온라인에서 다해결되니까.) 다만 익숙지 않은 일을 동시에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것이 약간 고단한 일이기는 했다. 세부 진행사항을 모르는 작가분의 기다림이 걱정되긴 했지만, 시간을 끌며 작업은 사진 보정 + 출판사와 출판 번호 신청 + 도록 레이아웃 + 글 구성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그럭저럭 진행되었다. 



책 책을 읽자! 아니 덮자 ! 



먼저 손 내밀어 보기 



스튜디오 사진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전시장 스케치를 해둔 이미지들을 조금은 독특하게 보정해서 작품이 지닌 유니크한 면을 담아내기를 기대했다. 김영미 작품의 유형화할 수 없는 작품의 다양한 측면을 텍스트로도 강조하기 위해 글과 사진을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다. 레이아웃이 완성되어 가는 동안 도서번호도 발급되었다. 물론 이 일들은 삼 개월에 걸쳐 간단치 않게 진행되었다. 덕분에 나의 스튜디오는 출판사가 되었고 나는 단 한 명의 직원이 있는 대표가 되었다. (인생 성공!) 자 인쇄만 남았다! 


인쇄 진행은 부산의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인쇄소와 상당히 협조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종이의 성격과 두께, 잉크의 성질을 잘 몰라 자칫 인쇄 실수가 나오지 않을까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나에게는 하나의 실험작이지만 작가에게는 평생남을 이 시기의 유일한 기록물 아닌가. 두어 번의 샘플을 먼저 검토한 뒤 드디어 책은 나왔다. 생각만큼의 색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옵셋 잉크가 종이에 묻어난 그림이 하나의 책으로 탄생한 후 받아 든 느낌은 참 독특하고 기분 좋은 것이 아닐 수 없었다. 



넌 누구? 앗 내가 비치는 구나 ! 




혹성탈출? 내 마음의 표정은 이렇구나 ! 






자, 책은 이렇게 나왔다! 이 화보와 도록을 겸한 책의 출판을 통해 작가에게는 그간 성취한 노력에 대한 기쁨을, 또 보는 이들에게는 의미 있는 감상문이 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너무 많은 작가와 작품들, 지역 예술품이 지닌 노동의 아름다운 땀들이 단지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로 너무나 발견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 같다. 한편으로 전문가들은 지역에 콘텐츠가 없다고 난리들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조금만 생각과 관점을 달리하면 사실상 의미부여를 기다리는 작품들은 수없이 많다. 


그나저나 이 책들을 어떻게 어디로 다 보내야 하는 걸까? 이제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나에게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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