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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Aug 17. 2023

미술마켓 하락장 시그널

몇 가지 특징들

아트마켓의 시장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시그널들이 몇 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끝물이 되면 항상 나타나는 신호들이 있다. 바로 아마추어들의 미술시장 진입이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개미 털기와 같이 미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던 일반인이 갤러리를 오픈하거나 전시기획을 하기도 한다. 물론, 그 와중에 무척 진지하고 준비를 오랫동안 한 분들도 있으니 무턱대고 오해하지는 말자. 그리고 미술이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자격증 제도도 없으니 누구나 진입이 가능한 것도 맞다. 그러나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성공은커녕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언제나 그랬다. 시장 상황이 매우 좋을 때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셀럽 작가들은 그 대표적인 예이고 취미로 화실을 다니시는 분들 마저도 전시회나 아트페어 출품 기회가 주어지며 시장을 부채질한다. 시장의 고 조세가 살짝 꺾이고 끝물일 때에는 아마추어 갤러리 관장님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자금난을 겪는 갤러리를 인수하거나 작은 부동산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갤러리 오픈은 아주 쉽다. 갤러리 오픈은 단순하다. 화이트 큐브 공간을 하나 만들고 전시에 목말라 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열기만 하면 된다. 식당이나 카페처럼 대단한 인테리어나 주방 시설도 필요가 없으니 돈은 오히려 적게 든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텅 빈 공간만 있는 깡통 갤러리는 좀처럼 미술계에서 먹어주지를 않는다. 잘 나가는 작가들이 이런 곳에서 전시를 하지는 않으니 당연히 신진작가들을 다룰 수밖에 없는데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일반인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낮은 작품을 팔기는 더욱 어렵다. 열심히 전시를 하기는 하지만 작품은 팔리지 않고 좋은 작가섭외는 힘들다. 이렇게 몇 달 또는 몇 년을 지속하다 결국 빚을 지고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일은 경제사이클과 맞물려 언제나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좋다 나쁘다를 운운할 필요는 없다. 미술시장에 진입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지속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매우 특수하고 어려운 비즈니스의 세계임으로 이러한 사실을 반드시 알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만이 다음 상승 사이클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뉴욕의 JTT 갤러리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갤러리는 로워이스트사이드에서 10년 이상 오랫동안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좋은 작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아트바젤과 프리즈 아트페어에도 참가하였고 최근에는 트라이베카로 갤러리를 확장했다. 2011년 Jasmin T. Tsou가 설립한 이 갤러리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이며 소규모 갤러리에서 중간규모 갤러리로 성장했다. 디렉터는 미술을 전공하였으며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쳤음은 물론이고 자신의 갤러리를 열기 전 다른 갤러리에서 근무하며 실무를 배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앤트워프의 Zeno X Gallery, 런던 사이먼 리 갤러리도 최근 문을 닫게 되었다. 오픈 및 폐쇄 소식이 아트뉴스에 보도될 정도라면 이 갤러리들은 미술계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였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결국 문을 닫았다.


갤러리 운영에 필요한 준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간다면 위의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다. 전문지식이나 학위(배움의 측면에서), 그에 준 하는 실무 경험 등은 필수이고 수년간 수입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한 아주 충분하고 계획적인 자금력은 필수이다. 다양하고 좋은 컬렉션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고 소장한 컬렉션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년 이상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수익을 남기기 위해 작품을 구매한지 몇 년도 되지않아 내어 놓는다면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마추어처럼 보일 수 있다. 또한 추 후 몇년간 전시계획표가 짜임새있게 계획되어 있어야 하며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여 미술계에 소개해야 한다. 한마디로 차근차근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정석인데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이야기이다.


한편, 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를 기회삼아 갤러리 공간을 확장하거나 지출을 늘리는 방법으로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곳들도 있다. 첼시에 있는 Hollis Taggart는 최근 갤러리를 확장 한다고 한다. 시장 침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첼시에서 자리매김을 확고히 해 나가고자 한다고 한다. 2015년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이전한 후 9년 동안 521 West 26th Street의 공간을 운영해 왔던 Taggart는 항상 High Line 근처 Chelsea 건물의 다른 구역으로 확장하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Pace, David Zwirner 와같은 주변의 대형 갤러리들은 모두 첼시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지금과 같은 시기에 첼시 부동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렇게 변동하는 시장 상황속에서 누군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는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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