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김치볶음밥을 파는 럭셔리 뀌진
첼시에는 수많은 갤러리와 철길을 개조하여 만든 마치 다리 같은 하이라인 공원을 따라 내려가면 휘트니 미술관이 있다. 그리고 그 언저리에 제네시스 하우스가 있다. 제네시스에서 자동차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공간인데 2층으로 올라가면 한식 파인다이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녹차와 돌배차 등 전통차와 커피를 파는 카페도 있다. 언제나 조용하고 럭셔리하며 직원들은 친절하다. 잘생김 남자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와 편안한 분위기로 뉴욕의 시끄러운 거리를 한참 걷다 들어오면 잠시나마 힐링감을 주는 고마운 곳이다. 또 통창으로 보이는 허드슨 리버뷰는 일품이다. 진정한 나만의 도심 속 힐링 스폿이다. 커피 가격은 약간 비싼 편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저녁에 제공되는 한식 코스요리는 꽤 비싼 편이다.
오늘 처음으로 점심메뉴로 김치볶음밥을 시켜 보았다. 점심은 간단한 단품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격도 합리적이고 골동면, 물회, 김치볶음밥 등으로 모두 한국에서는 점심식사로 인기 있는 메뉴들이다. 문제는 김치볶음밥의 맛이었다. 이럴 수가!! 세상에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국적불명!! 정체불명 간도 안맛고 밥은 질었다.
위에 올려준 수란은 질퍽함을 더했고 토핑으로 올라간 단무지와 간 덜된 볶음밥의 조화는 참담할 정도다. 게다가 차슈를 더했는데 고기 자체는 맛있었지만 어쩐지 어울리지 않고 겉돈다는 느낌이다. 유행이 다 지난 퓨전음식을 지향하려나? 학교앞 분식집 이모님이 해주신 김치볶음밥이 간절히 생각난다.
제네시스 하우스에서는 항상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너무나 조용하고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직원들의 친절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음식은……?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힐링이 되는 이유를 오늘 알게 되었다. 손님이 항상 많지 않고 조용하게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 나는 계속 이렇게 조용한 이곳을 즐기고 싶지만 유지비가 꽤 많이 들어가 보이는 대한민국 기업의 한국문화 알리기 프로젝트가 조금 더 성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음식은 좀 더 업그레이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심해서 웨이터에게 진짜 맛 너무 없다고 말은 하지 못했지만 우연히라도 관계자가 이 글을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도로 위를 더 많이 질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