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먼저 그리고 나아가는 사람의 미래
처음 미국여행에 부푼 꿈을 안고 뉴욕땅을 밟았던 그때가 생각난다. 무작정 미국에 한번 가 보고 싶었던 나는 턱없이 모자란 예산으로 뉴욕여행을 계획했다. 돈이 떨어지면 그때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말이다. 당시 내 나이는 29살이었고 서울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다 다시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간 직후였다.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부산에서 갤러리를 오픈했고 부모님의 집에서 생활했다. 부모님과의 생활은 안정적이고 좋았지만 이미 독립적인 생활을 경험한 나로서는 부모님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인해 쓰지 말아야 할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일단 대피를 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싼 비행기 표를 예매했고 뉴욕에 도착하면 당장 며칠간 지낼 한인 민박집을 예약했다. 그 외에는 어떤 계획도 없었다. 그저 미국에 한번 가보고 싶었고 ‘미국 하면 뉴욕이지’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그냥 짐을 싸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도착한 뉴욕에서는 민막집 사장님을 비롯하여 여행온 학생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행비가 좀 모자라 돈을 벌 수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아기 돌잔치에 사진을 찍어줄 사람을 찾는다기에 일일 사진사로 아르바이트르 했다. 그리고 민박집 사장님의 블로그가 허술한 것을 보고 보기 좋게 고쳐드린 후 약간의 수고비를 받았다. 그 돈으로 뉴욕에서 조금 더 머무를 수 있었다. 당시에는 에어 비앤비나 민박집 예약 사이트 가 없었기 때문에 한인민박은 모두 블로그로 예약을 받았다. 생각해 보니 내가 뉴욕 생활을 하던 중 나의 주변 인 들 중 하나가 ‘한인텔’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대박이 터졌었다. 지금으로 치면 에어 비앤비보다 앞선 스타트업? 이였다. 아무튼 이렇게 몇 주간을 지내면서 어떻게 하면 뉴욕에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뉴욕에서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넘지 못할 유리천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뉴욕처럼 물가가 비싼 곳에 살려면 비싼 학비정도는 감당이 가능한 부자 부모님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뉴욕 명문대 정도는 나와줘야 취업이 되거나 비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취업이 되더라도 살인적인 물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높은 연봉을 받는 직업이 아니고서는 인간다운 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금수저라는 것은 데이터 적으로 사실이다. 현지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함께 지내던 친구와 빈부의 격차를 실감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품위 유지하며 생활을 하려면 연봉 1억으로는 싱글라이프라도 빠듯하다는 것이 뉴욕 라이프의 진실이다. 그렇다면 학교를 졸업한 이후 뉴욕에 아니 미국 내에 남아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것은 또 다른 레벨의 문제인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국을 떠나는 졸업생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민국은 미국의 우수한 교육 서비스에 돈을 쓰러 오는 사람에게는 관대할지 모르지만 자국으로 돈을 벌러 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높은 기준을 제시한다.
이런 곳에서 나는 10년 넘게 아주 잘 살고 있다. 그것도 매우 희소하고 특이한 O-1 Visa와 EB-1 영주권을 모두 승인받은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게 도대체 뭐냐고?
이제부터 아주 평범하고 미국에 아무런 연고도 사람이 이곳에서 아주 잘 정착하게 된 과정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이 연재를 통해 어떠한 방법과 과정을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것인지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아주 자세하게 알려줄 것이다. 막막하고 두려웠던 그 과정들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이미 그 길을 가본 자들의 경험담과 로드 맵이 있었다면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오아시스가 될 나의 경험과 특히, 미국비자를 받는 구체적인 방법과 과정, 시간 그리고 비용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볼 생각이다.
이 내용은 미국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 정년퇴직 후 해외진출로 새 삶을 살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경험을 나누어 주고자 한다.
방향에 맞는 지도를 먼저 그린 후 나아간다면 너무 늦은 때란 없으며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글과 함께 혼자라서 두렵다는 망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