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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Jan 17. 2024

[100 Challenge] 단지의 독서노트_19

가장 비싼 그림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저자 이규현

출판 알프레드

발행 2014.09.26.

No.1 폴 세잔 /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250,000,000(2622억 원)

No.2 파블로 피카소 / 꿈 / $155,000,000(1626억 원)

No.3 프랜시스 베이컨 /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 $142,405,000(1494억 원)

No.4 잭슨 폴록 / 넘버 5 / $140,000,000(1468억 원)

No.5. 윌렘 드 쿠닝 / 여인 3 / $137,500,000(1442억 원)

No.6. 구스타프 클림트 /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 $135,000,000(1416억 원)

No.7 에드바르 뭉크 / 절규 / $119,922,500(1258억 원)

No.8 재스퍼 존스 / 깃발 / $110,000,000(1154억 원)

No.9 파블로 피카소 / 누드와 푸른 잎사귀와 흉상 / $106,482,500(1117억 원)

No.10 앤디 워홀 / 실버 카 크래시(이중 참사) / $105,445,000(1106억 원)

No.11 파블로 피카소 / 파이프를 든 소년 / $104,168,000(1092억 원)

No.12 알베르토 자코메티 / 걷는 남자 / $101,733,000(1067억 원)

No.13 앤디 워홀 / 여덟 개의 엘비스 / $100,000,000(1049억 원)

No.14 파블로 피카소 / 고양이와 있는 도라 마르 / $95,216,000(999억 원)

No.15 구스타프 클림트 /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 $87,936,000(922억 원)

No.16 마크 로스코 / 오렌지, 레드, 옐로 / $86,882,500 (911억 원)

No.17 프랜시스 베이컨 / 삼부작 / $86,281,000(905억 원)

No.18 바넷 뉴먼 / 블랙 파이어 / $84,165,000 (883억 원)

No.19 빈센트 반 고흐 / 가셰 의사의 초상 / $82,500,000(865억 원)

No.20 프랜시스 베이컨 /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 / $80,805,000(847억 원)

No.99 잭슨 폴록 / 넘버 4 / $40,402,500(423억 원)

No.100 프란츠 클라인 / 무제 / $40,402,500(423억 원)

No17. 프란시스베이컨 삼부작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겪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유럽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에게도 이 소재는 와닿았던 것 같다. 베이컨은 고대 그리스 신화 자체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신화를 통해 인간의 비극적인 면을 비유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죄와 벌, 욕망의 종말, 상실과 괴로움 등은 현대인들의 고통과 정신적 상태를 보여 줄 수 있는 주제였다. 추상화가 아니라 구상화이기에 베이컨의 그림은 보는 이의 가슴을 더 파고드는 면이 있다.

이 그림을 산 사람은 러시아의 갑부이자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인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2008년 소더비에서 그가 이 그림을 낙찰받았을 당시 낙찰가는 현대 미술로는 최고 기록이었다. 2000년대 중반은 미술 시장의 큰손들이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젊은 부자 컬렉터들도 속속 떠오르던 때였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이 그림을 산 것은 이런 흐름을 입증한 사건으로 큰 뉴스거리가 됐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진부한 존재를 장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도 좋을 것이다.”

-프랜시스 베이컨

이 책에 나오는 초고가 그림 중 20세기 전반의 근대 미술 작품은 대부분 유럽 작가들 것이고, 20세기 후반의 현대 미술 작품은 대부분 미국 작가들 것이다. 제1차·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넘어오면서 서양 미술의 흐름을 미국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작가들은 대부분 뉴욕에서 활동한 작가들이다.

그런데 뉴욕 스쿨 같은 미국의 슈퍼스타 작가들과 견줄 만한 초고가 유럽 작가가 바로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이 책에는 베이컨의 그림이 아홉 점이나 들어 있다. 베이컨의 그림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예쁘거나 편하지는 않지만, 주제가 심오하고 문학적, 철학적인 면이 있다. <삼부작>은 이런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 주는 작품으로, 1977년 파리 클로드 보나르 갤러리에서 열린 베이컨 개인전 도록의 표지로 선택되기도 했다. 도록 표지에 실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작품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클로드 보나르 갤러리 전시는 베이컨이 생전에 갤러리에서 했던 전시 중 가장 유명한 것이다. 그때 전시된 작품은 모두 스무 점이었는데 지금 그 작품 대부분은 여러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삼부작>은 클로드 보나르 갤러리 전시 이후 런던 테이트 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미술관 등 유럽 최고 미술관에서 열린 베이컨 전시에도 나왔다. 한마디로 <삼부작>은 각종 유명 전시를 통해 충분히 검증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2008년 5월 뉴욕 소더비에서 이 그림이 경매됐을 때 8628만 달러(905억 2000만 원)라는 고가에 낙찰될 수 있었다. 5년 뒤인 2013년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3위)이 1억 4240만 달러(1494억 1000만 원)에 거래되며 팔리는 바람에 이 그림은 베이컨의 두 번째 비싼 그림으로 물러났지만, 이 그림이 경매된 당시에는 믿기지 않는 경이로운 가격이었다. 이 그림에는 그려 넣은 요소가 많아서 무엇을 그렸는지 한눈에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무엇을 그렸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점 얼굴을 찡그리게 되고 보면 볼수록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림을 다 해석하고 나면 꿈에 나올까 봐 겁이 날 정도다. 베이컨 그림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 그림은 정도가 특히 심하다. 두 번째 패널에 있는 그림은 머리가 없는 나체의 사람이 새에게 간을 쪼여 먹히는 내용이다. 첫 번째 패널에 있는 초상화는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세 번째 패널의 그림에서는 두 사람이 나체로 레슬링을 하는 것처럼 엉켜 있다. 이렇게 피 흘리고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은 베이컨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캔버스 세 점을 병풍처럼 이어 붙인 삼부작 형태의 그림은 원래 중세 유럽의 종교화에서 즐겨 쓰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베이컨은 이 전통을 태연하게 빌려서 거기에 엉뚱한 그림을 그렸다. 중세 종교화와 달리, 베이컨의 삼부작은 연결되는 줄거리 없이 각각 캔버스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https://artnycnewyork.com/collections/da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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