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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06.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48

재미있는 이야지

두 발로 걷는 남자 괴담

위래 저

우주라이크소설 출판

2023.06.15

“더하기는, 인마. 그보다, 너 같음 어떻게 하겠냐? 그냥 자수해?”

“엘리베이터 타야죠.”

“그래서 탄 거지. 근데 말이 안 되는 게, 너는 처음 엘리베이터 탔을 때 원래 세계랑 별 차이 없었댔잖아. 근데 난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곳이더라고.”

“어디였는데요?”

“사람들이 막, 다…… 기어 다녀.”

그 말에 병찬이 웃기 시작하더니, 좀체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냥 웃긴 이야기를 들어서 웃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병찬은 배를 잡고 술집이 떠나가라 웃어댔다. 슬슬 다른 손님들이 쳐다보기 시작하자 성윤은 병찬의 어깨를 두드렸다.

“야, 왜 이래? 미쳤어?”

“아, 아뇨. 너무 웃겨서.”

그 뒤로 성윤은 병찬에게 자신이 거쳐온 세계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던 병찬이 말했다.

“아마 그 병찬이랑 저랑 다른 병찬이겠죠. 제 기억이랑 좀 다르네요. 저는 음주 운전 뺑소니가 아니라, 친구들이랑 계곡 놀러 가서 친구 하나 장난으로 계곡에 떠밀었다가 죽인 일 때문에 엘리베이터 탔었거든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허무하게 죽냐?”

 “그렇죠?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다니까.”

 “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보자.”

 “네. 물어보세요.”

 “샐린저가 뭐야?”

 병찬은 입을 ‘一’ 자로 다물더니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 아니, 아니. 아, 형도 참. 아무리 그래도 그걸 말하면 안 되지.”

“뭔데? 말 좀 해봐.”

“됐어요. 여기까지만 합시다.”

병찬이 목발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황한 성윤은 병찬의 소매를 잡았다.

“야, 잠깐. 가더라도 말은 해주고 가야 할 거 아냐?”

병찬은 두리번거리곤 다급하게 중얼거렸다.

“여기서 빨리 안 나가면 우리 모두 뒤질 거예요. 정신 차려요.”

본래 사는 세계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사고를 치고 (살인) 살만한 세계를 찾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누르고 문이 열리면 바깥세상을 살펴볼 수 있다. 좀비가 나오던 곳, NPC 속, 고무로 된 인간 세상, 공허한 암흑 속 등이 있다. 그중 기억나는 세상은 동물머리를 한 인간 세상이다. 원숭이, 개, 치타, 하마 등 머리가 다양한 동물로 되어 있는데 성윤은 그들 속에서 원숭이와 돼지의 잡종 교배 의심을 받고 연구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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