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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13.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60

여행 가고파

지리학자의 인문여행

(큰 글자도서) 장소 사람 문화를 연구하는

지리학자는 여행에서 무엇을 보는가

저자 이영민

출판 아날로그(글담)

발행 2023.09.20

여행은 항상 여행자와 여행지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로 이루어지는데, 이 세 가지 구성 요소는 경중을 따질 수 없다. 여행자는 여행되는 것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함으로써 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다시 세계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낯선 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지리의 문제가 별로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에’ ‘어디로’의 문제가 소홀하게 다루어질 때마다 나는 의문이 든다. 낯선 장소와의 조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연 성찰이 가능할까? 낯선 장소를 어떻게 만나는지에 따라 성찰의 깊이도 달라지지 않을까? 여행은 장소에 대한 앎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을 이루어 가는, 그래서 미래의 나를 가늠해 보고 조형해 나가는 훌륭한 과정이다. 여행을 통해 삶의 경험과 지식은 더욱 풍부해진다. 삶은 여행이고 여행은 삶이다. 따라서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려면 여행이 즐거워야 한다. 그리고 지리를 알고 여행을 떠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이사 간 새로운 집, 졸업과 퇴사 후 갖게 된 새로운 일터, 새로운 일을 수행하기 위해 용기 내어 들어간 낯선 장소들……. 이들은 모두 나의 마음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낯선 것이 주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겨 내는 노력,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만드는 노력은 가치 있는 인생의 여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여행이란 바로 이런 새로운 장소감을 느끼는 일, 즉 제자리를 벗어나는 경험이다. 그러니까 제자리를 벗어나는 경험을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 의도적으로 낯익은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살던 동네를 처음으로 벗어난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초등학생 시절에 할아버지와 함께한 월정사 여행이었다. 회전틀을 이용해 도자기 빚는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떠난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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